[인터뷰] 김형동 의원·김택환 원장의 '新산림국부론'

[ (좌) 김형동 국민의힘 국회의원, (우)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장 / 출처 = 연합뉴스 ]
[ (좌) 김형동 국민의힘 국회의원, (우)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장 / 출처 = 연합뉴스 ]

 
한국은 국토의 약 70%가 산지다. 어디를 가든 산이 있고 나무가 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산지 비율은 관리만 잘 하면 국가 경쟁력이자 천문학적 재산이 될 수 있지만, 관리하지 못하면 재산은 커녕 재앙이 될 뿐이다. 올해 3월 경북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은 유례 없는 국가적 재난이었다. 28명이 사망하고 3만6000여명이 피난을 갔다. 재산 피해는 천문한적 액수에 달하고 중요 문화재 소실도 발생했다. 이처럼 산림은 아주 작은 차이로 국가 경쟁력이 될 수도, 국가적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제도와 정책이 시급한 지금, 한국이 이제는 ‘신(新)산림국부론’의 길을 가야 한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있다. 16일 ABC(아주경제TV)를 찾은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 원장이다.

김 의원은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이하 '경북 산불피해법') 제정에 중심 역할을 했다. 김 원장은 이번 경주 APEC에서 사용되는 각 국 정상들의 책걸상을  경북 산불의 피해목을 활용해서 만들자고 주장했고 이를 현실화했다. '신(新)산림국부론'의 최선봉에 있는 두 인사와 대담은 아래와 같다. 
 
산불 피해목, APEC 정상의 책걸상이 되다
Q. 유례 없는 올해 3월 경북 대형 산불.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였고, 원인은 무엇이었나.

A. (김택환 원장) 역대 최대 피해 규모의 산불이다. 약 10만 헥타르(ha)의 산림이 소실됐다. 28명이 사망했고 350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 피해액은 약 1조 1000억원에 달한다. 20만 마리의 가축을  폐사 시켰다. 그야말로 최악의 산불이었다. 원인은 강풍과 건조한 날씨, 무엇보다 성묘객의 부주의한 실화로 분석됐다.

Q. 피해 복구와 재발 방지 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하지 않겠나. 

A. (김형동 의원) 관련 법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난 9월 25일 '경북 산불피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산불 피해 지역의 복구와 재건을 위한 지원 근거를 마련했고, 국가와 지자체의 의무적 책임을 명시해 피해 구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지난 25일 발생한 안동시 길안면 산불 장면 사진경상북도소방본부
지난 25일 발생한 안동시 길안면 산불 장면. [사진=경상북도소방본부]
 
Q. 예산이 중요할 텐데 산불 관련해서 피해 복구 예산의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일 예정인가.

A. (김형동 의원) 약 1조 8310억 원 규모의 복구 지원비가 책정됐다. 산불 피해 복구 예산 중에서는 역대 최대다. 지원 방식은 피해 산정 후 결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국가 예산 뿐만 아니라 민간 자본도 더 들어와야 한다. 정부여당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께서 안동 출신이지 않는가. 봉화 선친 묘소 방문하러 오셨을 때 안동 피해 이주민 마을도 방문 했으면 좋았을 텐데...

Q. 경북 산불의 피해목 규모도 상당하다. 그런데 단순 폐기가 아니라, 중요한 곳에 활용된다고 들었는데.

A. (김택환 원장)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의 책상과 의자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데 거기서 착안해서 아이디어를 산림청, 경북도청, 안동시 그리고 민간 가구업체에 제안했다. 여러 단체들이 합심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해냈다. 친환경 프리미엄 가구로 만들어서 17종, 142점이 제공된다. 

 
경북 초대형 산불 피해목 사진경상북도
경북 초대형 산불 피해목. [사진=경상북도]

Q. 그야말로 인식의 전환을 통해서 사회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의미 있는 일인데,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도 포럼이 열렸다고 들었다.

A. (김택환 원장) 그렇다. 내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추진한 이번 포럼은 산림청과 김형동 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이번 APEC을 계기로 산불 피해목 활용을 위한 의견을 모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산림청, 경북도청, 안동시, 가구업체((주)코아스(민경중 대표)) 모두가 합심했다. 피해목은 탄화된 수피를 제외하면 일반 목재와 마찬가지로 목조건축, 가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활용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산사태 등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목재로서의 가치도 빠르게 훼손돼 신속한 활용이 필요하다. 이번 APEC 활용이 더욱 뜻깊은 이유다.
 
'신(新) 산림국부론' 외쳐야 할 때
Q. 경북 산불을 교훈 삼아 우리나라가 산림 정책에 있어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 유럽의 산림 강국들,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 줄여서 '독오스'라고 하는데, 해당 국가들은 이미 '신(新)산림국부론'을 실천하고 있다고 들었다. 우리가 배울 점이 있을까.

A. (김택환 원장) 물론이다. 엄청나게 많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는 '신(新)산림국부론'에 입각해 숲을 보호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균형 잡힌 산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정책은 장기적인 산림 경영을 통해 경제, 생태, 사회적 기능을 모두 충족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독일의 경우 산림 경제를 자동차 산업과 비교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Q.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숲가꾸기와 임도(임산 도로)가 오히려 산불 그리고 산사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들은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나.

A. (김택환 원장) 김성환 환경부장관이 지적한 대로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 등 신림강국들은 숲가꾸기인 간벌과 숲길인 임도 확장을 통해 산불 예방하고 있다. 오히려 숲가꾸기와 숲길을 확장하지 않으면 산불이 더 많이 나고 산림이 황폐화된다는 것이 산림선진국 시각이다.
 
북한산
북한산 전경 [사진=연합뉴스]
 
Q. 현재 대한민국 '신(新)산림국부론'을 위한 전략은 무엇이고, 지금의 산림정책, 무엇이 바뀌어야 합니까?

A. (김택환 원장) 바라만 보는 산에서 돈이 되는 보물산이라는 리더들 인식 전환과 더불어 숲의 환경적 측면 뿐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복지적 측면을 고려하는 정책으로의 대전환을 말한다. 예를 들자면, 숲은 기후위기 시대에 목재를 제공하는 중요 역할을 하고, 힐링 및 스포츠 등 국민 복지에도 주요 역할을 담당한다.

Q. 우리는 민둥산에서 녹색산림을 이뤄낸 나라다. 하지만 ‘보는 산’은 성공했어도, ‘돈 되는 산’은 아직인 것 같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 보이는데.

A. (김택환 원장) 대한민국 '산림대전환' 정책은 기후변화, 산림 재난 증가, 임업인 소득 안정 등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산림 정책을 의미한다. 단순히 산림을 보호 대상으로 보는 것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기능을 극대화하여 모두가 누리는 가치 있고 건강한 숲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K-우드 타운' 랜드마크를 꿈꾸며
Q.  APEC 정상회의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APEC에 기대하는 것이 있는지.

A. (김형동 의원) 기왕 우리 경주서 열리는 것이니 성공적이었으면 좋겠다. 4대 강국이 모두 참여해서 정상들끼리도 만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논의도 적극 이뤄졌으면 한다. 김정은 위원장도 와도 좋을 것 같다. 이철우 지사도 나와 생각이 비슷한 것으로 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다면 부탁 드린다.

A. (김형동 의원) 이번에 APEC에 산불 피해목으로 책걸상을 만든다. 이런 의미 있는 일이 더 확대 돼야 한다. 캐나다는 피해목 복구를 하나의 경제 모델로 만들었다. 숲을 되살리는 일이 곧 일리를 만드는 일이며, 일자리가 다시 숲을 보호하는 선순환 구조다. 우리도 피해목으로 'K-우드 타운' 같은 이름의 랜드마크를 만들면 좋겠다. 관련한 포럼을 아주경제와 함께 추진하면 좋겠다.

A. (김택환 원장) 나도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좋은 포럼 또 해보자. 

 
[10월 1일, 김택환 원장 및 김형동 의원이 추진한 국회 신(新)산림국부론 포럼]
[10월 1일, 김택환 원장 및 김형동 의원이 추진한 국회 신(新)산림국부론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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