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영재 형주'부터 '세계의 주인'까지…10월 극장가, 독립영화가 분다

사진각 영화 포스터
[사진=각 영화 포스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일본 애니메이션이 주도한 흥행 대결 속에서도 10월 극장가에는 온기를 머금은 독립·예술영화들이 연이어 개봉,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화려한 스펙터클 대신 진심과 감성으로 무장한 작품들이 관객의 마음을 차분히 두드리며 박스오피스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중이다. 

먼저 10월 15일 개봉한 최창환 감독의 '수학영재 형주'는 수학만 빼고 모든 것이 서툰 16세 소년 형주가 인생이라는 미지의 방정식을 풀어가는 다정다감한 성장 드라마다. 대구·경주 등 남도의 정취를 담은 풍경 속에서 한 소년이 '관계'와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따라간다. 배우 정다민은 첫 연기 도전임에도 자연스러운 존재감으로 인생 첫 주연을 완성했고 곽민규가 아버지 '민규 씨'로 등장해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부자 관계를 완성했다. 정차식의 '버드(Bird)', 김일두의 '문제없어요' 등 인디 음악들이 영화의 정서를 더욱 감미롭게 채우며 서툰 청춘의 성장을 음악과 함께 그려낸다.

이어 17일 개봉한 차정윤 감독의 '만남의 집'은 교도소라는 닫힌 공간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적 연대를 담았다. 15년 차 여성 교도관 태저(송지효 분)가 수용자의 딸 준영(도영서 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만남의 집'은 제복 뒤에 숨은 인간의 내면을 세밀하게 비춘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작품성과 메시지를 인정받았다. 배우 송지효는 5년 만에 스크린 복귀, 절제된 감정 연기로 인물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감정선을 따라가는 서사와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 앙상블이 영화의 핵심이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은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여고생 '주인'에게 닥친 의문의 사건을 통해 타인의 시선과 정체성을 탐색하는 작품이다. '우리들', '우리집'으로 관계의 결을 섬세하게 그려온 윤가은 감독의 6년 만의 복귀작으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한국 영화 최초로 초청되며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신예 서수빈은 열여덟 주인을 입체적으로 연기, "경이로운 연기"라는 평가를 얻었고, 장혜진은 엄마 '태선' 역으로 극의 정서를 안정적으로 지탱한다. 청춘의 불안과 용기를 정교하게 그려내 놀라움을 안긴다.

대작·마니아 중심의 박스오피스 속에서도 독립·예술영화들은 여전히 '이야기'의 힘으로 관객을 붙잡는다. 화려한 볼거리 대신 일상과 감정을 정교하게 포착하며 익숙한 세계 속에서 낯선 질문을 던진다. 스펙터클이 아닌 서사와 감정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이 조용한 영화들이 10월 극장가에 어떤 울림을 남길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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