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카자흐 공장 준공… 현대차그룹 '글로벌 CKD 전략' 가속화

  • 3억1000만 달러 투입… 연간 생산능력 7만대

  • 현지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관세 절감 효과

  • 현대차도 CKD 생산거점 확대로 현지화 속도

사진아주경제 DB
[사진=아주경제 DB]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주요 신흥 시장)'를 중심으로 반조립제품(CKD) 생산 거점을 늘려가고 있다.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미국이 쏘아올린 통상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2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코스타나이에서 CKD 합작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아는 카자흐스탄 CKD 공장 건설에 총 3억1000만 달러를 투입했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7만대 수준으로, 전체 부지 면적은 63만㎡에 달한다.

기아는 준공식에 맞춰 쏘렌토 양산을 개시했다. 내년에는 스포티지도 생산할 계획이다. 향후 현지 시장 수요와 현지화 작업 진척도에 따라 생산 모델을 확대할 예정이다. 생산 차량은 카자흐스탄 인근 우즈베키스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으로 수출해 중앙아시아 지역 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카자흐스탄 CKD 공장은 고객 중심의 혁신 및 전동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려는 기아 글로벌 비전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 자동차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기아는 2023년 현지 시장에서 2만5495대를 판매해 2020년(6004대) 이후 연평균 6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9.9%에서 12.8%로 상승했다.

CKD는 부품을 현지로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하는 자동차 생산 방식이다. 이에 따라 수출 관세를 줄일 수 있고, 현지 고용을 창출해 역내 브랜드 이미지 제고도 도모할 수 있다. 완성차 공장을 짓는 것과 비교하면 동반 진출해야 하는 협력사가 현저히 줄어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기아가 이번에 준공한 카자흐스탄의 경우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만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안해진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12월 러시아 공장 준공 13년 만에 현지 생산을 접고 철수한 상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러시아 시장과 관련해 "이미 떠났고 변화된 것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룹 내 맏형 현대차도 지난 2023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CKD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현지화 전략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동 지역 최초의 현대차 생산기지인 사우디 생산법인(HMMME)은 연간 5만대 규모로 2026년 4분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CKD 생산 거점을 확장해 25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김동영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원은 "CKD는 완성차에 붙는 관세를 회피하거나 법인세,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서 해외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CKD 공장 확대는 러·우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제약, 관세 리스크 회피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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