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통일교 청탁과 공천 개입 재판을 22일 본격화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여사의 3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오전에는 명품 브랜드 샤넬 매장 직원을 법정에 불러 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한 첫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오전엔 신세계 강남점 샤넬 매장 전 직원인 문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주신문과 반대신문, 재신문이 이어졌다.
문씨는 당시 김 여사 비서로 알려진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2022년 4월 샤넬 가방을 교환하러 매장을 방문했으며, 제품 교환 과정에서 통화하던 상대방의 목소리가 "걸걸한 여성의 목소리로, 김건희 여사 보도 영상에서 들은 음성과 비슷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유씨가 통화 상대방에게 "이 색상은 어떠냐"는 식으로 의견을 구하며 물품을 고르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3년 전 고객을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고, 단순 추측에 불과하다"며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문씨는 또 당시 유씨가 카드 결제를 진행하고, 교환 차액을 본인 카드로 결제했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유씨가 제품을 교환하면서 다른 여성과 영상통화를 여러 차례 진행했고, 샤넬 직원이 '영부인 측 손님'으로 인식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특검 측은 이날 증언을 토대로 김 여사 측이 "샤넬 가방을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는 기존 주장을 탄핵할 방침이다.
박상진 특검보를 비롯한 특검팀은 이날 오전 증인신문을 마치며 당시 통화 정황과 매장 인식 등을 종합해보면, 김 여사가 가방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취지를 밝혔다.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증언이 불확실하고, 음성 유사성만으로 특정할 수 없다"며 "전성배씨나 통일교 인사로부터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어 오후에는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한 핵심 인물인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잇따라 증언대에 설 예정이다. 재판부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 과정에서 김 여사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신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명씨를 상대로 "김 여사로부터 구체적 지시를 받았는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열 전 소장은 명씨가 유력 정치인들과 접촉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는지, 여론조사 대가로 공천을 약속받았는지 여부 등을 진술할 예정이다.
지난 기일에는 공천개입 의혹을 최초 폭로한 강혜경씨가 "명태균이 김 여사 선물로 공천을 받아왔다"고 증언했다. 김 여사 측은 "명씨와 별도 계약 관계나 지시 관계는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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