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정부 'NCC 감축 요구'에 석화업계 '불만'

  • 석유화학 구조개편, 연말 시한 임박

  • 업계, 구체적인 지원책 부재·형평성 지적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석유화학업계의 공멸을 막기 위해 요구한 구조조정 사업 재편 시한이 임박했지만, 여전히 관련 기업들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각사의 이익과 지분 등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탓에 자발적인 자구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감축 범위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까지 확산되고 있어 연말까지 기업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8월 국내 전체 나프타분해시설(NCC) 용량 1470만t 중 18~25%에 해당하는 270만~370만t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조정하는 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석유화학 업체들은 감축 계획을 올 연말까지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일부 기업들은 보유한 NCC 설비를 정유사에 넘기고, 설비 통합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자구안을 마련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이를 두고 업계는 정부가 구조조정에 대한 세부 방향성과 구체적인 지원책을 내놓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구조조정 참여 기업에 금융·세제·규제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관련해 세부 기준과 지원 방식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감축 대상이 모호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내년 기계적 준공을 앞둔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를 감축안에 포함할 것이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2580억 원을 투입해 스팀크래커·TC2C 등 에틸렌 생산시설과 저장설비와 에틸렌을 원료로 고부가가치 폴리머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공장을 짓는 사업이다.

업계는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서 원유 직도입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에쓰오일이 빠질 경우, 에쓰오일만이 에틸렌 감축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은 물론 관련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아직 구조조정 참여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샤힌 프로젝트의 EPC(설계, 구매, 건설) 공정률이 85%를 넘어선 가운데 "석유화학 산업 재편의 취지는 과잉 설비를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스페셜티) 중심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자는 데 있다"며 "샤힌 프로젝트는 단순 증설이 아니라 고부가 전환을 앞당기는 산업 재편의 선도 사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기업간의 자발적 합의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방향만 제시하고 결과만 민간 기업에 떠넘기고 있다"며 "업황 악화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각 사 이익을 배제하고 합의만을 위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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