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외신 "오랜 숙원 실현됐지만 中 자극 우려"

  • 마이니치 "李 대통령, 핵잠 보유로 국민 안보 불안 완화 의도"

  • AP "美, 영국·호주에도 넘기지 않던 핵잠 기술…韓에 공유 결정"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외신들은 한국의 오랜 숙원이 실현되는 동시에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전날 경주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원자력을 동력으로 하는 핵추진 잠수함과 관련해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미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핵추진 잠수함 개발·보유는 (한국) 보수·진보 진영을 불문하고 역대 정권에서 검토됐지만, 좌절이 거듭됐다"며 "이재명 정권은 미군 부담 경감을 호소해 '비원 성취'를 도모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논의가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199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며 "김영삼 정부 이후 주변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물밑에서 추진됐으나 실현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이 농축 우라늄 제공을 거부한 것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미보유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설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재명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려는 배경에 대해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에서도 보유국이 제한된 핵추진 잠수함을 확보함으로써 국민의 안보 불안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통해 국방력을 강화하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고 산케이는 전망했다. 호주가 이미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나선 상황에서, 지리적으로 훨씬 가까운 한국까지 핵잠을 보유하게 되면 중국의 경계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케이도 "이재명 정부가 미·중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미 동맹 현대화’를 내세워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기술 승인을 이끌어내려 한다"며 "이 현대화 구상이 주한미군 활동 범위를 한반도 밖으로 확장하려는 미국의 논리를 뒷받침해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미 간 핵추진 잠수함 논의가 진전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주변국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신중한 외교 행보를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결정은 미국이 그동안 최우방국인 영국에도 제공하지 않았던 기술을 한국에 공유하기로 한 조치로 평가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전하며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철저히 보호된 기술"이라며 "미국은 이 기술을 극비로 유지해왔고, 영국·호주와 체결한 핵잠수함 협정에서도 직접 기술 이전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AP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미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도 올해 3월 핵잠수함 건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도 "핵잠수함 기술의 공유는 미국 정책에서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며 "미국은 그동안 해당 정보를 가장 기밀에 속하는 군사 비밀 중 하나로 철저히 보호해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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