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성의 RE:스페이스] '전자산업 심장' 용산전자상가, AI 신산업 혁신 거점으로 탈바꿈

나진19·20동 개발계획 조감도 사진서울시
나진19·20동 개발계획 조감도. [사진=서울시]
서울의 대표적인 전자제품 상권이자 한때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심장’으로 불렸던 용산 전자상가가 인공지능(AI)과 ICT(전자통신기술) 등 핵심 신산업을 선도할 복합 업무지구로 변모한다. 한때 전자산업의 성장을 상징했지만 쇠락을 면치 못했던 용산이 미래 신산업의 메카로 부흥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열린 제5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에서 ‘용산전자상가지구 나진 19·20동 지구단위계획’과 ‘특별계획구역10 세부개발계획’을 수정 가결 처리했다.

시의 이번 결정으로 용산전자상가 동측 부지는 AI와 ICT 기업을 중심으로 한 복합 업무지구로 전환될 예정이다. 사업 부지에는 지상 28층, 연면적 9만6708㎡, 용적률 1000%를 적용한 신산업 전용 빌딩이 들어선다. 아울러 갤러리·공연장 등 문화시설도 함께 조성될 전망이다.

특히 저층부는 시민이 접근 가능한 공개공간으로, 옥상까지 이어지는 입체형 공중공원과 녹지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공성과 산업 혁신이 공존하는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것이 시의 기본적인 구상이다.

사업시행자가 공공 기여할 예정인 공공시설 설치비용 약 724억원은 도시균형발전 및 공공정책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 중 건축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나진상가 15동특별계획구역7 조감도 사진서울시
나진상가 15동(특별계획구역7) 조감도. [사진=서울시]

이번 계획은 용산전자상가 일대 재개발의 핵심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용산전자상가의 경우, 이미 나진상가 10~18동이 개발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19·20동 개발 확정으로 전체 11개 구역 중 8곳(약 73%)은 본격적인 개발 궤도에 오르게 된 셈이다.

개발이 확정 구역에는 업무시설 7개 동과 오피스텔 1개 동, 총 44만㎡ 규모의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시는 아울러 보훈회관·공영주차장 등을 조성하고 공공기능을 확충하고, 실내 개방공간 3900㎡와 공개공지 5600㎡를 마련해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최근 서울시의 용산전자상가 재편은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닌 시의 산업 구조 전환 프로젝트 중 하나로 평가된다. 

1987년 7월 개장한 용산전자상가는 한때 전국 전자제품의 70%가 유통됐다. 2000년대 초반에는 일대 연매출이 10조원에 달할 정도로, 조립 PC 시장과 부품 산업의 허브로 기능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이커머스 쇼핑의 확산과 대형 유통망의 출현으로 상권이 급속히 쇠퇴했다. 구조적 침체로 용산이 ‘전자제품의 메카’가 아닌 서울의 노후 상권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상가와 상인들이 떠나며 용산전자상가의 공실률은 올해 1분기 기준 40%에 육박할 정도로 침체되며 노후화를 면치 못하던 상황이었다.  
 
용산전자상가지구 특별계획구역4 6 위치도 사진서울시
용산전자상가지구 특별계획구역4, 6 위치도. [사진=서울시]

이에 서울시 역시 해당 지역을 미래 신산업 기반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상황이다. 시는 단순한 상가 재정비를 넘어, 용산전자상가를 AI·ICT 산업 중심의 도심형 혁신 클러스터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도심 내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기업 유치, 지역 균형발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지 부동산 업계도 용산전자상가 일대에 진행될 천지개벽을 주목 중이다. 용산역 인근에서 상가를 운영 중인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순히 건물을 재개발하는 게 아니라, 용산을 다시 서울 내 산업 중심축으로 복원한다면 기업 입주, 공공 재원 투입 등으로 주변 상가와 주거시설 가치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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