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스와프 재개·한미 투자 합의…환율 안정 효과는

  • 외환 유동성 확보…심리적 안전판 기대감

  • "무역협상 해결에도 환율 반전 쉽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소노캄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소노캄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중국이 약 70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정부가 미국과의 대미(對美) 투자 방식에 합의하면서 외환시장 안정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원화 약세가 국내 요인과 대규모 자본 유출 구조에 기인한 만큼 이번 조치들이 환율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일 한국과 중국은 4000억 위안(약 70조원)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

직전 한·중 통화스와프는 2020년 10월 체결됐으며, 지난달 10일 만료됐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외환시장 불안이 커지자 양국은 계약 규모를 4000억 위안으로 유지하되 만기를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한 바 있다.

이번 협정으로 한국은행과 중국 인민은행은 필요할 경우 상대국 통화를 교환할 수 있어 외환 유동성 확보와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양국 금융·외환시장의 안정과 교역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원화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심리적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위안화 결제를 활용한 무역 확대 등 대중(對中) 금융·무역 리스크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지난달 29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조달 방식이 논의됐다.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는 매년 최대 200억 달러씩 10년간 현금 투자로,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MASGA) 방식으로 구성하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

당초 정부가 제시한 ‘5% 이내 현금 투자’나 ‘통화스와프’ 방안은 불발됐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발표 직후 야간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0원 후반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한중 스와프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계기로 외환시장 불안이 다소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지만, 실질적인 환율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위안화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긴 어렵다. 오히려 중국 입장에서는 위안화의 국제통화 위상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환율 상승은 한미 무역협상이 장기화되며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해외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며 “무역협상은 해결됐지만 해외 직접투자나 주식투자가 줄지 않거나 외환 공급이 늘지 않는다면 환율이 1300원대로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 역시 “한미 무역협정 결과로 시장의 즉각적인 달러 매입 압력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지만, 순유출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적 조달 방식에 따라 단기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준비자산 감소가 누적될 경우 환율의 펀더멘털 상향 압력은 불가피하다”며 “대미 투자로 인한 추가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41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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