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홍콩·마카오 지역을 아우르는 광역 경제권, 이른바 ‘웨강아오(粤港澳) 대만구(大灣區)’에서 2036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국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웨강아오 대만구에서 열린 중국 전국운동회 개막식 행사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전현직 위원장이 모두 참석해 힘을 실어준 것이 계기가 됐다.
1959년 시작된 전국운동회는 4년에 한 번 열리는 중국 종합 스포츠 경기대회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운동회에서 약 1만4000명의 선수들이 12일 동안 439개 종목에서 겨룬다. 특별행정구인 홍콩·마카오는 올해 전국운동회 개최지로 처음 참여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9일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 전국운동회 개막식 참석차 이곳을 찾은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과 토마스 바흐 IOC 명예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웨강아오 대만구는 중국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경제적으로 역동적인 지역 중 하나”로 “이번 전국운동회는 중국 스포츠 발전의 새로운 성과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대만구에서 중국식 현대화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IOC와 고위급 협력을 지속적으로 심화하고 강력한 스포츠 국가 건설과 올림픽 운동 발전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글로벌 스포츠 거버넌스에 지혜와 힘을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코번트리와 바흐 위원장도 중국이 국제 올림픽 운동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중국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올림픽 운동의 활발한 발전을 함께 촉진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지난 6월 취임한 코번트리 위원장의 임기는 12년으로, 오는 2036년 올림픽은 그가 개최지 선정부터 올림픽 개·폐막식까지 모든 업무를 관할하게 된다. 그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 웨강아오 대만구가 올림픽 유치전에 나설 것으로 일부 언론에서 예상하는 배경이다.
IOC는 오는 2029년 총회에서 2036년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인도·카타르· 독일·터키·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이 올림픽 유치에 관심을 표명했다. 우리나라도 전북도 전주가 2036년 하계 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로 선정된 상태다.
중국내 학자들은 웨강아오 대만구가 올림픽을 유치하면 광둥·홍콩·마카오를 광역 대만구로 묶는 중국의 지역 통합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만구의 국제적 이미지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월엔 홍콩 싱크탱크 단결홍콩기금회가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기고문을 게재해 대만구에서 2036년 올림픽을 개최해야 하며, 특히 홍콩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홍콩내 법률·스포츠·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2036 실무그룹'도 출범했다. 그룹은 이미 홍콩·마카오·광둥성 도시들이 올림픽 유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연구해 타당성 보고서를 작성하고 홍콩 정부에 제출해 이미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보고서는 웨강아오 대만구에서 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홍콩에 가져올 경제효과만 313억7000만 홍콩달러(약 6조원)에 달하고, 200만명의 관광객 유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 전국운동회 기간 광둥·홍콩· 마카오 지역의 80개 이상의 경기장에서 57개 스포츠 종목 경기를 치르는 만큼, 올림픽 개최를 위한 인프라도 이미 구축돼 신규 경기장 건설 필요성이 적고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도 보고서는 강조했다.
홍콩 성도일보도 앞서 10일자 사설에서 “웨강아오 대만구가 전국운동회를 공동 개최한 이점은 엄청나다. 대만구의 올림픽 유치는 꿈이 아니다”라며 2036년 올림픽 유치 낙관론을 피력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홍콩이 2036년 올림픽 유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라며 중국의 대외 진출 창구라 할 수 있는 홍콩이 서방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홍콩의 인권을 비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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