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 사우디 초대형 도시개발사업 참여 예정"

  • NYT "디리야 프로젝트 계약 발표 초읽기....국정과 가족사업 경계 흐려져"

지난 5월 사우디 국빈방문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안내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사진AP·연합뉴스
지난 5월 사우디 국빈방문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안내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 [사진=AP·연합뉴스]
세계 최대 규모 개발사업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 '디리야 프로젝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이 참여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대통령 직위를 활용한 이해충돌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그룹이 사우디의 초대형 도시개발사업 '디리야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한 새로운 계약을 곧 체결할 예정이라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리 인제릴로 디리야 게이트 개발청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발표된 것은 없지만 곧 발표될 것"이라며 트럼프그룹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인제릴로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사우디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디리야 개발 현장을 둘러본 뒤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디리야는 사우디 왕국의 발상지로, 호텔·상업시설·고급 휴양지 조성을 목표로 630억 달러(약 91조7000억원) 규모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그룹은 호텔 등에 '트럼프'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하고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 방식의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기업과 정치의 결합은 미국의 규범을 뒤흔들지만, 세습 가문이 절대권력을 휘두르고 '이해 충돌'이라는 표현이 큰 의미가 없는 걸프 지역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일가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호텔·타워 개발, 카타르 국영 부동산 회사와의 골프장 계약 등 중동 전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정치·외교적 맥락과 얽혀 있다는 점이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2018년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미국 내 비판 여론으로 관계가 악화됐으나, 바이든 행정부 이후 7년 만에 첫 방미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빈 살만 왕세자 방미 기간 공식 만찬을 준비하는 등 사실상 국빈급 예우를 준비 중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됐을 때도 "그를 믿고 싶다"며 옹호했던 바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빈 살만과의 밀착 행보를 이어가며 외교적 논의와 가족의 사업적 이익이 뒤섞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의 핵심 이해당사자인 외국 지도자와 국가안보 사안을 논의하는 셈"이라며 이번 계약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운영과 가족 사업을 융합한 가장 최근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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