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새 역사 쓴 K-라면, 10개월 만에 최대 수출 경신

  •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액도 두 달 앞당겨 돌파

  • 영업익 증가폭, 해외 비중 높은 기업일수록 확대

최근 5년간 라면 수출 규모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최근 5년간 라면 수출 규모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올들어 10월까지 한국 라면 수출액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이 12억4839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열달 만에 신기록을 조기 경신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라면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국내 라면 3사의 실적 역시 해외 매출 비중에 따라 뚜렷하게 엇갈린 결과로 나타났다. 

2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12억5532만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뛰어넘었다. 

2021년 6억7440만달러 수준이던 한국 라면 수출액은 이듬해 7억6541만달러를 기록한 뒤 2023년 9억5240만달러, 2024년 12억4839만달러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는 상승 곡선이 더욱 가팔라지면서 10개월 만에 전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들어 10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중국과 미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54.4%, 21.3% 증가해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다.

수출 증가에 따라 농심·삼양·오뚜기 등 라면 3사의 실적에서도 해외 사업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해외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영업이익 증가폭도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불닭' 브랜드로 대표되는 삼양식품은 3분기에 또 다시 새 기록을 썼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고, 영업이익은 1309억원으로 50% 증가했다. 7분기 연속 분기 최대 실적이다. 해외 매출 비중은 81%(5105억원)에 달했다. 미국 법인 삼양아메리카는 59% 증가한 1억1200만달러, 중국 법인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는 56% 성장한 9억5100만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밀양 2공장 가동으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려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해외 수요 증가세를 뒷받침한 것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농심 역시 3분기 반등세를 보였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712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고, 영업이익은 544억원으로 44.6%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가격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있지만 해외 실적 회복이 주된 요인이 됐다. 농심은 미국·중국·일본 뿐 아니라 멕시코·브라질·인도·영국 등으로 전략국을 넓히며 라면·스낵 투트랙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3분기까지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오뚜기는 매출 성장은 유지했으나 수익성은 하락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9555억원으로 5.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3억원으로 1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999억원으로 7.2% 늘었고 해외 비중은 10.5%로 확대됐다. 베트남·미국 등 해외 거점의 두 자릿수 성장과 국내 냉장·냉동 제품군 호조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으나, 원부자재 비용과 환율 부담이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관세청의 라면 수출 집계에는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 물량만 포함돼 해외 공장에서 생산·판매되는 제품은 반영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이를 감안하면 실제로 해외 시장에서 판매되는 한국 라면 규모는 수출 통계보다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K콘텐츠 확산으로 한국식 라면의 인지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글로벌 수요 기반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라면은 이미 판매 가능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리를 잡았다"며 "국가 내에서도 아직 판매가 닿지 않은 지역·유통망 확장과 현지 맞춤형 제품 강화 등을 통해 해외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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