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금융] "5억 무이자 지원"…주담대 막히니 사내대출 '귀한몸'

  • 사내에서도 대출받기는 '하늘에 별따기'

  • 실질적 지원 통해 직원 이탈 방지 효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우리 회사는 5000만원에 5% 이하 이자에 대해서 3년 동안 무이자 지원을 해주는데 다른 회사는 어떤가요?"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해당 글에는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가계대출 관리 방안으로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금리가 낮고 한도가 높은 사내대출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회사마다 지원금 운영 방식은 다르지만 보통 저리(低利) 혹은 무이자로 주택구입자금을 빌려주거나 시중은행과 연계한 신용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주택구입이나 전세자금을 위한 사내대출 한도를 직원 1인당 5억원까지 무이자로 지원해주고 있다. 한도를 지난 7월 기존 3억원에서 2억원 더 올렸다. 5억원에 대한 연 이자를 5%로 가정하면 대출을 받은 직원들은 연 2500만원, 월 200만원 이상의 혜택을 보는 셈이다. 사내 기금으로 집행되는 대출이어서 금융권 대출에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특히 더 인기다.

다른 대기업들도 복지 혜택의 일환으로 사내대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대 1억원에 대해 본인 1% 외 나머지 금리를 회사가 지원한다. 연 5% 금리의 주담대를 받으면 1%는 직원이, 4%는 회사가 부담하는 식이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현기차의 직원수가 11만명이 넘는데 지원금 혜택은 연 600명만 누릴 수 있어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대상 직원은 연차와 부양가족수 등에 가점을 부여해 높은 순서로 선발한다.

LG디스플레이에서는 1억원 한도로 최장 10년 동안 이자금액의 2% 초과분을 회사에서 지원해준다. 신입부터 관리자급까지 소득의 적지 않은 금액이 주택 관련 자금으로 소비되는 만큼 기업에서는 실질적 지원을 통해 업무 집중도와 채용 경쟁력을 높이고 직원의 이탈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내 대출이 주목 받고 있지만, 정작 대출을 내주는 시중은행 임직원들은 회삿돈 빌리기가 쉽지 않다.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은행 임직원은 재직 중인 은행에서 신용대출 2000만원, 주택자금 포함시 500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이자장사를 통해 '제 식구 배불리기'에 주력한다는 비판을 우려해 자사 직원에 대한 대출 문턱이 높은 경우가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행 대출은 한도가 적은 데다 금리가 높은 경우가 많아 보통 행원들은 타행 대출을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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