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규제 속 해외 캠퍼스 오픈하는 美 대학들…영국·인도·사우디 등서 개교 

  • FT "신입 유학생 감소 속 입학 다변화 움직임"

애리조나주립대 런던 캠퍼스의 홈페이지 사진ASU런던
애리조나주립대 런던 캠퍼스의 홈페이지. [사진=ASU런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2기 들어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학생비자 발급이 대폭 어려워진 가운데, 미국 대학들이 앞다퉈 해외 캠퍼스를 설립해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스레터를 통해 최근 애리조나주립대의 런던 캠퍼스 개소 소식을 전했다.

애리조나주립대는 지난 2020년 설립한 공학디자인연구소(TEDI-런던)를 확대개편해 이달 20일 ASU-런던 캠퍼스를 정식 개교했다. 현재는 내년 9월 신입생을 모집 중이다. 이 캠퍼스는 영국정부의 인가를 받아 영국대학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부 과정이 다른 영국 학교처럼 3년제다. 경영학, 컴퓨터과학, 전기전자공학, 인공지능공학, 메카트로닉스시스템공학, 글로벌디자인공학 등 6개 전공이 개설돼 있으며, 4년에 석사까지 끝내는 과정도 있다. 학비도 영국인과 아일랜드인은 연간 9275파운드(약 1790만원)를 내지만 미국인 등 유학생은 연간 2만3600파운드(약 4560만원)를 내야 한다.

앤드루 잭 FT 글로벌교육에디터는 "이번 (런던 캠퍼스 개교)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신입 유학생이 줄어드는 시기에 학교의 입학생과 해외 활동을 다변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면서 "영국 학생들은 (학부 졸업 후) 미국에서 공부하도록 유도하는 차원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예 인도에 캠퍼스를 오픈해 학생을 모집하는 학교도 있다. 인도는 중국과 더불어 미국에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내는 나라지만, 올해 비자 규제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입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일리노이공대는 내년 9월 인도 뭄바이 캠퍼스를 개교한다. 일리노이공대는 공학, 과학, 경영학 등에서 학부 및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미국 대학이 인도에서 학위를 수여하는 독립 캠퍼스를 운영하는 것은 이 학교가 처음이라고 미국 경영 전문 매체 포브스는 전했다. 매체는 "대학이 해외 캠퍼스를 설립하는 것은 많은 돈이 드는 투자로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면서도 "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이 트럼프 정부 들어 이민 정책으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해외에서 미국 학위를 주는 것이 비자 장벽을 우회하는 방법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일리노이공대 외에도 이탈리아 유럽디자인 연구소가 내년 9월 뭄바이에 캠퍼스를 열 예정이며, 현재 호주 디킨대와 울런공대, 영국 사우샘프턴대 등이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미 동부 코네티컷주에 있는 뉴헤이븐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캠퍼스를 연다. 내년 9월 개교하는 캠퍼스에서는 경영대, 공대, 문리대 등 3개 단과대학에서 회계·화학·컴퓨터과학 등 25개 전공이 개설될 전망이다.

미 국제교육원(IIE)에 따르면 이번 가을 학기 미국 내 유학생 수는 전년 대비 1%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수치는 졸업 후 OPT(졸업 후 현장 실습 비자) 등으로 임시체류하면서 일하고 있는 졸업생들의 숫자 덕분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임시체류 졸업생을 제외하면 유학생 감소폭은 더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땅을 처음으로 밟는 신입 유학생의 숫자는 전년 대비 17%가 감소했으며,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 감소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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