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中 부동산...데이터 발표 중단에 홍콩 재벌 '자산 매각'까지

  • 반케 채무 연기·민간기관 데이터 공백·홍콩 재계 유동성 압박...복합 충격에 시장 불안 확대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중국 대표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의 주거용 건물 공사 현장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중국 대표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의 주거용 건물 공사 현장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부동산 시장의 핵심 민간 데이터 발표가 돌연 중단되고 대형 개발업체와 홍콩 재벌가까지 자산 매각에 나서며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당국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데이터 기관인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과 중국지수연구원은 전날 전국 100대 개발업체의 합산 매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두 기관은 매달 말일 정례적으로 수치를 발표해 왔으나, 이번에는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데이터 공백은 업계의 대표적 우량 기업으로 평가받던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 완커가 사상 처음으로 국내 채권 상환을 연기하려 한 직후 발생했다. 완커의 돌발 행보는 지난 수년간 에버그란데(헝다), 컨트리 가든(비구이위안) 등 연쇄 채무 불이행(디폴트)과 장기 매출 부진에 흔들려온 부동산 업계의 불안을 더욱 키웠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애널리스트 크리스티 헝은 이번 주택 데이터 발표 누락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부문의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1월 수치가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민간 수치는 정부 공식 발표보다 2~3주 먼저 발표되기 때문에 신규 주택 시장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중국 100대 건설사의 신규 주택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1.9% 감소하며 18개월 내 가장 큰 월별 하락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UBS는 향후 최소 2년간 주택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주요 도시의 기존 주택 가격은 정점 대비 3분의 1 이상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역 신규 주택 매매가 안정되기까지 거래가 추가적으로 15~20%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중국 부동산 재벌인 헨리 청이 현금 흐름 개선을 위해 다양한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헨리 청 일가가 운영하는 뉴월드의 순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주주 자본의 9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헨리 청 일가는 로즈우드 호텔 소유의 부동산과 홍콩 국제공항 인근의 유명 쇼핑몰인 '11 스카이스'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거래가 순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 본토 개발업체의 매출 급감, 민간 데이터 중단, 홍콩 재계의 자산 매각 압박까지 복합적 악재가 이어지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과 우려가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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