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 후폭풍?…90억달러로 계획한 MBK 6호펀드, 55억달러 모집 그쳤다

사진MBK파트너스
[사진=MBK파트너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2년여간 공들인 6호 바이아웃 펀드가 총 55억 달러(약 8조원)의 출자를 약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목표했던 90억 달러(약 13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금융당국의 제재 여파에 더해 주요 출자자(LP)들의 보수적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2023년 11월 목표액 90억 달러 규모의 6호 바이아웃 펀드 조성을 시작했다. 바이아웃 펀드는 경영권을 사들여 기업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수익을 내는 펀드다. MBK는 그간 바이아웃 펀드로 좋은 성과를 내왔다. 

하지만 6호 펀드 조성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6호 펀드는 지난해 2차 클로징 당시 약 50억 달러(약 7조원)가 모금되며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1년 동안 추가로 확보된 금액이 5억 달러에 그치는 등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MBK는 목표액을 9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 다시 70억 달러로 연달아 하향 조정했다. 결국 당초 목표액보다 35억 달러 부족한 55억 달러 규모로 펀드 조성을 마무리했다. 직전 5호 바이아웃 펀드(65억 달러)의 모집액에도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다. 

시장에선 6호 펀드의 부진 배경으로 MBK의 최근 상황을 꼽는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을 물어 MBK에 '직무정지'를 포함한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했다. 불건전영업행위와 내부통제 의무 위반 혐의다.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업무집행사원(GP)을 대상으로 한 중징계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관리기준에는 법령 위반으로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으면 운용사 선정 취소가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MBK가 중징계를 받더라도 연기금이 기존에 투자한 출자금을 즉각 회수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MBK 입장에선 현재 조성해 놓은 펀드 자금 운용에 당장 문제가 없더라도, 향후 2~3년 뒤 새로운 펀드 조성 시 국내 연기금 등 주요 출자자(LP)들 참여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민연금과 같은 주요 LP인 공무원연금공단은 최근 MBK파트너스의 6호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당분간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