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철도, 초국가적 유산으로…세계유산법, 소급 적용도"

  • 내년 여름 부산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 "문화강국 위상 굳건히…초국경 유산 어젠다로"

  • "갈등 없애고 협력…철도, 한반도 거쳐 러시아로"

  • 북한 초청, 유네스코와 협력

  • 서울시와 조정회의…"영향평가 이행 촉구"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국가유산청 종묘 앞 세운재정비촉진계획 관련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허민 국가유산청장 [사진=국가유산청]

내년 여름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7개월여 앞둔 가운데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K-헤리티지를 통해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굳건히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민 청장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초국가적 유산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철도 유산이 초국경 유산이 된다면, 한일간 갈등도 넘어서 전 세계가 다국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허 청장은 이날 내년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신규 어젠다를 발견하고, 미래 등재를 위한 로드맵을 세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국경을 초월한 다국가적 유산에 대해서 함께 논의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경을 초월하는 유산을 통해 국제적 갈등을 없애고 포괄적으로 함께 가는 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철도의 역사를 언급했다. 

허 청장은 "과거 철도는 부산에서 시작해 북한을 거쳐서 시베리아로 갔다"며 "영국이 철도를 만든 점에 비춰, 영국부터 일본, 한반도를 거쳐서 러시아로 가는 초국경의 근현대유산 목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제철의 용광로도 철도유산에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으로 최근 선정된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등 근대유산과 함께 자연유산 등재를 확대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사도광산은 투트랙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일본측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이행토록 의제화하되, 또 다른 트랙으로는 협력 의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예컨대 일본 정부가 고대 수도인 '아스카·후지와라 궁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만큼, 이와 관련해 고구려 등 우리나라 역사가 미친 영향을 국제 무대에서 알리겠다는 것이다. 

허 청장은 지난 9월 세계유산위원회에 북한을 초청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유네스코와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며 "외교부, 통일부와 논의하는 과정으로,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안 밝혀졌다"고 전했다. 북한 외에도 아프리카 국가를 비롯해 기후변화 위기에 직면한 태평양권 소도서국들도 적극적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허 청장은 종묘와 관련해서는 국가유산청,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가 함께하는 조정회의를 열기 위해 최근 예비 조정회의를 갖는 등 밑작업이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국가유산청, 서울시, 문체부 관계자들이 모여서 예비 조정회의를 가졌다"며 "앞으로 어떻게 조정회의를 할 것인가가 의제로, 세계영향평가를 받을지 여부를 두고 합의가 안돼서 다시 한 번 더 조정회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종묘 일대에 대한 세계유산지구 지정은 이달 중 완료된다. 또한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영향평가 권고를 반영한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은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를 통해 오는 12월 12일부터 4주간 재입법 예고가 된다. 

허 청장은 "세계유산법 시행령이 공포되면 서울시에 (영향평가) 이행을 다시 한번 촉구할 것"이라며 "세계유산법은 입법 예고 과정에서 수정될 수 있지만, 소급도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건설 공사를 하거나 환경 저해 행위 등이 일어날 경우 권역 밖이라도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고시를 제정해, 내년 1월 안으로 고시 시행을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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