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2인자 본지노 부국장 사임...음모론 논란·법무부 갈등 여파

  • 음모론 팟캐스트 진행자 출신...내부 반발까지

댄 본지노 FBI 부국장중앙 사진AFP·연합뉴스
댄 본지노 FBI 부국장(중앙) [사진=AFP·연합뉴스]


각종 음모론을 퍼뜨려온 팟캐스트 진행자 출신으로 미국 연방수사국(FBI) 2인자까지 올랐던 댄 본지노 FBI 부국장이 사임을 결정했다. 법무부와의 갈등과 FBI 내부 반발이 누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본지노 부국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다음 달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봉사할 기회를 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팸 본디 법무장관, 캐시 파텔 FBI 국장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사임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그가 팟캐스트 진행자 시절 퍼뜨린 각종 음모론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FBI 부국장은 통상 경력직 요원 출신이 맡아온 자리로, 외부인사였던 본지노 부국장의 임명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욕경찰(NYPD)과 비밀경호국(SS) 출신인 그는 션 해니티 쇼와 마크 레빈 쇼 등에서 활동했으며 이후 ‘본지노 리포트’와 ‘댄 본지노 쇼’를 진행한 바 있다.
 
특히 본지노 부국장은 팟캐스트 진행자로 활동하며 부정선거, 딥스테이트(DeepState, 정부내 비밀 권력집단) 등 각종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섰다. 특히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과 재계, 권력층이 연계된 거대한 성 범죄 네트워크가 존재한다고 주장해 왔다.

엡스타인이 교도소에서 자살했다는 당국 발표를 부정하며 권력층이 비밀을 지키기 위해 살해했다는 음모론을 반복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법무부와 정보기관이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을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이 같은 주장은 FBI 부국장 취임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 내부 갈등으로 이어졌다. 지난 7월 법무부가 ‘엡스타인은 자살했고 고객 명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재확인하자 본지노 부국장이 관련 자료 공개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본디 법무장관의 추궁을 받았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본지노 부국장은 FBI 내부에서도 입지가 좁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팟캐스트 진행자 시절 그는 2021년 1·6 연방의회 폭동 사태와 공화당·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 인근 폭탄 설치 사건이 FBI의 내부 공작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해 말 FBI가 실제 용의자를 체포하면서 해당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
 
FBI 요원 1만4000여 명의 이익단체인 FBI요원협회(FAA)가 그의 임명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것도, 외부 인사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조직을 음모론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반감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본지노 부국장에 대해 “본지노는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했지만, 원래 분야로 돌아가길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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