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밭농업기계화에서 스마트농업까지

조용빈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장사진농촌진흥청
조용빈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장[사진=농촌진흥청]
현재 우리나라 농촌은 인구 감소,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농작물 생산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 또한 상승하고 있다. 10년 후에는 농기계 없이 농작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밭농업기계화가 필수다. 쌀은 1970년대부터 기계화를 추진해 2022년 기계화율 99.3%를 달성했으나 밭작물은 2024년 기준 67.0%로 쌀에 못 미친다. 특히 노동력이 많이 드는 파종‧아주심기, 수확의 기계화율은 각각 18.2%, 42.9%라 농업인이 실제 체감하는 기계화 정도는 더욱 낮은 편이다.

농촌진흥청은 2010년부터 주요 밭작물을 대상으로 모든 작업을 기계로 할 수 있는 ‘밭작물 생산 전(全)과정 기계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까지 마늘, 양파, 무, 배추, 감자, 고구마, 콩, 참깨, 들깨의 전과정 기계화 기술이 개발돼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장에서는 재배 기술과의 연계 부족, 농기계 수확 농산물의 수확 후 저장 기술 부족 등으로 기계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2023년부터 마늘, 양파를 우선으로 ‘재배 기술-농기계-수확 후 저장 기술’이 연계된 종합 기계화 재배모델을 개발해 실증하고 있다. 재배 기술에는 표준 재배양식, 무피복 재배 기술, 육묘 기술이, 수확 후 기술에는 예건, 저장 기술 등이 포함됐으며, 현재 기계 이용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묶어 보급 중이다.

정부는 2026년 밭농업기계화율 77.5% 달성을 목표로 기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또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밭농업기계화 촉진 방안을 수립했다. 우선은 하나의 기계로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는 ‘복합 작업용 농기계’와 다양한 작물에 적용할 ‘범용 농기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마늘, 양파 등 주요 8작물을 대상으로 ‘재배 기술-농기계-수확 후 저장 기술’을 연계한 종합기계화 재배모델을 개발해 실증에 나선다.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민간과의 협업, 신속한 보급을 위한 현장 실증과 홍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앞으로는 인력을 대신하는 밭농업기계화를 넘어 스마트농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스마트 농기계 연구가 필요하다. 스마트농업은 작물의 생육과 수확량 등 정보를 파악해 맞춤 처방을 내림으로써 비료, 농약 등 투입 자원은 최소화하면서 생산성은 높여주는 기술이다. 이를 구현하려면 자율주행 기술부터 지능형 농작업기 등 많은 요소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화 기술 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는 제어 요소와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점차 무인화와 자율 농작업을 연동할 수 있는 기술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작업 시간, 작업량, 속도, 부하 등의 농기계 상태를 디지털화하여 수집‧관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잡초 유무, 병해충 피해 발생 유무, 결주율, 수확률 등 농작업 성능 상태 모니터링과 작물 인식 기술도 개발되어야 한다. 아울러 농작업 기계와 시스템의 진단 예측 서비스를 위한 기술, 센서와 데이터 수집‧전송‧저장을 위한 계측용 농작업기 플랫폼 기술, 농작업 기계와 시스템의 빅데이터 기반 설계 최적화 기술,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한 자율 농작업 기반 기술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스마트농업으로 농촌은 쾌적하고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고 농가의 소득은 높아질 것이다. 농업인의 삶의 질도 더 좋아질 것이다. 물론 새로 농촌을 찾은 초보농업인, 청년농업인도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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