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男 수도권 주담대 휩쓸었다…한은, 차주별 가계부채 첫 공개

한은,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 편재 결과' 공표

3040(58.3%), 남성(63.7%), 수도권(62.7%)

[연합뉴스]

올 3분기 주로 30대 남성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일으켜 수도권 집을 사들이며, 집값 고공행진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처음으로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를 공개한 결과다. 

22일 한은이 공표한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 편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중 차주당 가계대출 신규취급액은 3852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26만원 증가했다. 총 금액으로 비중을 따져보니 30·40대(58.3%), 남성(63.7%), 수도권(62.7%), 은행(58.3%), 주담대(44.6%)가 절반을 넘나들며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령대별 가계대출 신규취급액은 30대(+243만원)와 40대(+72만원)는 전분기보다 증가한 반면 20대(-70만원), 50대(-87만원), 60대 이상(-103만원)은 감소했다. 성별로는 남성(+100만원)은 증가한 반면 여성(-42만원)은 빠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75만원), 충청권(+66만원), 호남권(+34만원), 대경권(+103만원)은 증가했지만 동남권(-133만원)과 강원·제주권(-171만원)은 줄었다. 
 

[표=한국은행]

집값 활황기인 만큼 상품별로 살펴보면 주담대 신규취급액은 1712만원 늘어난 2억2707만원으로 역대 최고로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잔액도 사상 최고치였다. 주택외담보대출(+269만원), 전세자금대출(+355만원) 역시 증가했으며, 신용대출(-385만원)은 쪼그라들었다. 

3분기 주담대를 연령대별로 쪼개보면 20대(2억306만원), 30대(2억5936만원), 40대(2억2338만원), 50대(1억8525만원) 등 모두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60대(1억4776만원)는 유일하게 200만원 감소했다.

성별로는 남성(2억4083만원), 여성(2억574만원) 각각 1714만원, 1,707원씩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3억1741만원)과 경기·인천(2억2043억원)을 포함한 수도권(2억4877만원)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동남권은 줄었으며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은 일부 증가하는 데 그쳤다. 
 

[표=한국은행][표=한국은행]

30대는 가계대출을 가장 활발하게 일으키며 타연령대와 격차를 벌려왔다. 3분기 신규취급액 기준 30대의 가계대출은 5365만원이며 주담대는 2억8792만원으로 전연령 중 가장 액수가 많았다. 가계대출로만 보면 20대(1999만원)가, 주담대 기준으론 60대 이상(1억4576만원)이 가장 액수가 적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특히 2023년부터 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으며, 3분기 수도권의 가계대출은 4535만원, 주담대는 2억7922만원에 이르렀다. 반면 가계대출은 강원·제주권(2559만원), 주담대는 호남권(1억5539만원)은 가장 주담대를 작게 일으키며 수도권과 2배 가까이 차이났다.

민숙홍 한은 가계부채DB 반장은 "가계대출은 보합세 유지하다가 2분기에 소폭 증가했으며 주담대는 주택시장 상황 반영해서 기조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특히 주담대는 2024년 하반기 들어 늘어나기 시작해 최근  신규취급액 기준 잔액도 꾸준히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표=한국은행]

한은은 내년부터 매분기마다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를 내놓을 예정이다. 민 반장은 "차주의 개인특성 및 이용행태별로 가계부채 관련 상세 미시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가계부채의 동향 및 구조 분석, 미시정보에 기반한 정책수립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