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공정한 국제 질서 구축을 위한 튀르키예–대한민국 협력

  • 부르하네틴 두란 튀르키예 공화국 대통령실 커뮤니케이션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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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하네틴 두란  튀르키예 공화국 대통령실 커뮤니케이션국장]



세력 균형이 재편되고 기존의 국제 질서가 해체 국면에 접어들며 규범적 가치가 약화되고 있는 오늘날 환경 속에서 글로벌 시스템은 다층적인 불확실성의 장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심화되는 지정학적 경쟁, 기술적 전환이 초래한 비대칭적 위험, 에너지 및 식량 안보 분야 위기와 같은 다차원적 문제들은 국제 체제의 구조와 정당성 모두를 논쟁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정치적·경제적·군사적 도전뿐만 아니라 국제법이 훼손되고 인류의 공동 가치가 약화되는 이러한 조건 속에서 글로벌 거버넌스의 위기는 국제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마비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생태계는 이제 더욱 공정한 질서, 도덕적 가치에 기반한 인간 중심의 새로운 인식 그리고 강력한 대표성에 기초한 국제 거버넌스 체계를 필연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튀르키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더 공정한 세상은 가능하다'슬로건과 함께 새로운 세계 질서가 가치에 기반하여 형성되어야 한다는 비전을 수호하는 핵심 행위자(Key Player)입니다.

튀르키예는 세계 평화와 번영, 안정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목표로 지역적·국제적 현안의 해결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비롯하여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다자 기구 차원에서 중재 노력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국제 메커니즘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독자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분쟁 해결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비전에 따라 수행되는 정상 간 외교와 360도 외교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발칸반도에서 중동에 이르기까지 평화와 안정의 정착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남부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재 활동 그리고 가자지구에서 지속 가능한 휴전 달성을 위한 이니셔티브는 튀르키예의 이러한 기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 가운데 일부에 불과합니다.

튀르키예는 평화 외교 비전을 바탕으로 분쟁 종식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한편 인도적 외교를 통해 국민총소득 대비 인도적 지원을 가장 많이 제공하는 국가들 가운데 선두에 서 있으며, 인류 공동의 양심을 일깨우고 행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평화와 안정을 지향하며 규범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튀르키예의 외교 정책 접근법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글로벌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화 중심 외교 노선과 상응합니다. '더 공정한 세상'을 향한 공동의 구상 속에서 양국은 평화와 안정의 축을 중심으로 동일한 도덕적 입장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외교 정책에서 대한민국과의 관계는 독보적인 모범 사례를 이룹니다. 한국전쟁 당시 형성되어 우리가 ‘피로 맺어진 형제애(혈맹)’로 규정하는 이 견고한 유대는 같은 전선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운 공동의 투쟁, 어려운 시기에 서로에게 내민 도움의 손길 그리고 상호 신뢰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21세기가 제기하는 도전과 기회에 공동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의지의 토대이자 양국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견인하는 원동력 역시 다름 아닌 이러한 형제적 유대입니다. 우리는 앙카라–서울을 잇는 협력이 아프리카에서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평화에 기여하는 공동의 행보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1957년에 수립된 양국 간 외교 관계는 2012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습니다. 고위급 교류를 통해 발전해 온 정치·경제 관계는 국제기구 무대에서도 긴밀한 협력과 공조를 통해 더욱 발전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방문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 우리는 진심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풍력 및 원자력 에너지 분야에서 체결된 협정에 더하여 전기자동차, 인공지능 및 혁신 분야에서 잠재적 협력 가능성을 확대시키는 것과 방위산업 분야에서 알타이 전차와 같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에 관해서도 양국은 확고한 공동 의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튀르키예 대통령실 커뮤니케이션국에서는 한국 측 기관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개최하고 이를 통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진행하며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폭넓게 검토하였습니다. 서울에서 개최한 ‘스트랫컴 공공 포럼(Stratcom Public Forum)’에서는 보다 공정한 세계 질서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또한 서울에서 열린 ‘튀르키예의 한국전쟁 참전 75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협력 비전에 기여하고자 하였습니다. 미디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 언론인들을 여러 차례 우리나라에 초청하여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였습니다.

전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운 공동의 투쟁 속에서 형성된 형제애의 유대는 지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가족 중심의 사회 구조, 연대의 문화, 투쟁 정신, 통찰력과 근면성에서 드러나는 문화적 유사성을 통해 더욱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피로 맺어진 형제애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온 이 서사는 더 공정하고 더 번영하며 더 안정적인 국제 질서의 구축을 목표로 한 공동의 이니셔티브를 통해 지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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