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년들이 만들어가는 K-pop 문화 공동체

  • 조직화된 팬덤, 소비를 넘어 사회적 참여로

  • 커버댄스로 확장된 일상 속 K-pop 문화

  • 통신원 최유진, 민보경, 이지선, 조은산, 정인호, 남다원, 황솔하

중국 내 K-pop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에 전시된 아이돌 굿즈와 앨범 판매대사진4기 중국지역 통신원
중국 내 K-pop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에 전시된 아이돌 굿즈와 앨범 판매대.[사진=4기 중국지역 통신원)
중국 내 K-pop 팬덤은 단순한 취향 공동체를 넘어 조직적이고 참여적인 문화 집단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음악 감상에 그치지 않고, 응원 프로젝트와 모금, 광고 집행, 기부 활동까지 스스로 기획하며 움직이는 ‘프로젝트형 팬덤’의 특징을 보인다.

2021년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생일을 기념해 중국 팬클럽이 추진한 ‘지민 전용기’ 프로젝트는 약 한 시간 만에 230만 위안(약 4억7890만원)이 모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와 정체성이 결합된 ‘팬 경제(Fan Economy)’ 구조 속에서 팬들의 행동이 공동체 내 인정과 사회적 참여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계 역시 팬덤을 하나의 사회적 구조로 분석하며, 특정 아티스트에게 자원이 집중되는 ‘매튜 효과’가 문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한다.

커버댄스로 확장된 일상 속 K-pop 문화

K-pop의 영향력은 음악을 넘어 춤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저렴한 비용의 K-pop 댄스 학원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지방 도시와 농촌 지역에서도 소규모 연습 공간이 자발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커버댄스는 취미를 넘어 새로운 관계망을 만드는 일상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칭다오의 초등학생 팀 ‘봉봉박스’나 윈난성 농촌 청년 그룹 ‘벙샨 칼라카’ 사례는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K-pop이 청년 문화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K-pop이 특정 계층의 유행을 넘어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문화로 정착했음을 의미한다.

규제 속에서도 이어진 팬 문화의 지속성

사드 배치 이후 한한령과 팬덤 규제가 강화됐지만, 중국 K-pop 팬들의 활동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팬들은 해외 공동 구매, 비공식 유통, 해외 SNS 활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팬 활동을 지속하며 공동체를 재구성해 왔다. 미성년자 보호 정책 등으로 소비 방식은 변화했지만, 팬덤이 지닌 문화적 의미와 교류의 기능은 유지되고 있다.

중국 청년들이 만들어가는 K-pop 문화 공동체는 규제 환경 속에서도 한중 문화 교류를 이어가는 비공식적 연결 고리로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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