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사용 줄었지만 보유 늘어…금리 하락·불확실성에 '현금 쌓기'

  • 한은, '2025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현황 종합 조사 결과' 발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현금지급수단 확산으로 현금 사용이 줄고 있지만 금리와 경제 불확실성 영향으로 보유 현금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현금 없는 사회'에는 반대 응답이 더 많았으며, 현금사용 선택권 보장에 대한 긍정 응답도 증가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현황 종합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현금지급수단 이용이 확대되면서 개인과 기업 모두 현금 사용 감소 추세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3년 주기로 따로 진행해 온 '현금사용행태 조사'와 '화폐사용 만족도 조사'를 통합해 올해 처음으로 일괄 실시한 것이다.

개인의 월평균 현금 사용액은 2021년 50만6000원에서 올해 32만4000원으로 18만2000원(-36%) 감소했다. 기업 역시 같은 기간 911만7000원에서 112만7000원으로 799만원(-87.6%) 줄었다.

전체 평균 현금지출 비중이 17.4%였지만, 60대(20.8%)와 70대 이상(32.4%)에서 현금 지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월평균 현금 지출이 220만원으로 2021년(470만원) 대비 크게 감소했으며 일상적 경비지출(76.4%) 항목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보유 현금 규모는 증가했다. 개인이 일상 거래를 위해 소지하는 '거래용 현금'의 1인당 평균 보유액은 10만3000원으로 2021년(8만2000원)보다 2만1000원(25.6%)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12만2000원)의 거래용 현금 보유액이 가장 많았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17만6000원), 단독 자영업자(15만7000원)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월 가구소득별로는 900만원 이상(15만4000원)과 100만원 미만을 제외하면 대체로 10만원 내외 수준을 유지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비상자금을 의미하는 '예비용 현금'도 증가했다. 개인의 예비용 현금 1인당 평균 보유액은 54만1000원으로 2021년(35만4000원) 대비 18만7000원(52.8%) 늘었다. 70대 이상(59만9000원)과 50대(59만1000원)에서 보유액이 많았으며, 단독 자영업자(66만3000원)와 고용 자영업자(65만3000원)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현금 보유 결정에는 금리 하락과 경제 불확실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개인의 경우 '예금금리 상승 시 보유 현금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42.9%, '경제 불확실성 확대 시 보유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42.8%로 나타났다.

기업의 현금 보유액도 크게 증가했다. 기업 1곳당 평균 현금 보유액은 977만8000원으로 2021년(469만5000원) 대비 508만3000원(108.3%) 늘었다. 증가 이유로는 △경영환경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비상시 대비 유동자산 확보(36.3%) △매출 증가에 따른 현금 취득금액 확대(30.2%) △현금거래를 통한 익명성 보장(17.8%) 순으로 조사됐다.

향후 예금금리 상승 시 보유현금을 줄이지 않겠다(29.1%)는 응답이 줄이겠다(25.4%)는 응답보다 많아, 기업의 현금 보유는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현금없는 사회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하는 의견보다 월등히 우세했다. 개인의 경우 반대 45.8%, 찬성 17.7%였고, 기업은 각각 29.0%, 16.3%로 조사됐다. 개인과 기업 모두 예상되는 문제점으로 △금융취약계층의 거래 불편(개인 39.1%·기업 53.9%) △비상 시 경제활동 곤란(개인 22.2%·기업 15.9%)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개인 중 향후 현금이 사라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4.1%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으며, 연령·소득이 낮을수록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했다.

거래에서 현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인 현금사용선택권의 제도적 보장에 대한 긍정 의견은 과반(59.1%)을 차지하며 2022년(49.6%)보다 크게 상승했다. 최근 1년간 현금 지급 거부 경험률은 6.9%에서 5.9%로 하락했으며, 거부 업종은 프랜차이즈 매장(56.2%), 편의점 및 소규모 소매점(40.5%)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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