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장기 제재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이란이 기존 화폐에서 '0' 네 개를 삭제하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축소)'을 검토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중앙은행은 최근 현행 화폐 단위에서 '0'을 네 개 빼는 방안의 초안을 의결했다. 현재 액면가 1만리알(IRR)을 1리알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안은 이란 내각의 승인을 거쳐야 최종 발효된다. 이란 중앙은행은 실제 시행이 결정될 경우 최소 4개월 전에 구체적인 일정을 공표하고, 일정 기간 구권과 신권을 병행 유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화폐 가치 급락과 만성적 고물가에 따른 시장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이란의 비공식 환율은 1달러당 142만리알까지 치솟았고, 올해 1월 말에는 1달러당 160만리알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는 2015년 이란과 서방이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타결했을 당시 1달러당 약 3만2000리알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화폐 가치가 44분의 1로 폭락한 셈이다.
급격한 통화 가치 하락과 물가 폭등에 항의해 테헤란 상인들이 거리 시위에 나섰고, 시위는 점차 반정부 성격으로 확산됐다. 이란 당국은 이를 강경 진압하며 유혈 사태로 번졌지만, 이후에도 환율 불안과 인플레이션 압력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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