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감소는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480원에 근접하며 위기 국면에 준하는 방어 부담이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2025년 연말 환율 안정을 위해 당국이 총력 대응에 나선 결과 두 달 만에 환율은 1,430원대까지 내려왔지만, 연말 마지막 주에는 하루 20원 이상 급등락이 반복되며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됐다.
여기에 연초 발생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다시 강화되며 달러 강세가 재점화됐다. 이런 구조적 환경 속에서 개입성 환율 안정화 조치가 과연 비용 대비 효율적인 대응이었는지에 대한 점검이 요구된다.
환율 급등 국면에서 시장 안정을 위한 일정 수준의 개입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달러 강세가 구조화된 상황에서 반복적인 달러 매도는 외환보유액 감소라는 분명한 비용을 수반한다. 단기적으로는 환율 급등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외환 방어 여력을 약화시키고 정책 신뢰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번 12월 외환보유액 감소가 더욱 이례적인 이유는 계절적 특성 때문이다. 12월은 금융기관들이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외화예수금을 중앙은행에 적립하는 시기로, 통상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26억 달러 감소가 나타났다는 점은 단순한 수급 요인을 넘어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과거에도 12월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사례는 있었다. 외국환평형기금 원리금 상환이 있었던 2021년(-8억 달러), 달러 강세 국면이었던 2015년(-5억 달러)과 2016년(-9억 달러) 등이 그렇다. 그러나 이번처럼 두 자릿수에 가까운 감소 폭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이번 감소가 지난달 24일부터 본격화된 당국의 환율 관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당시 외환당국은 고강도 구두개입 메시지를 내놓은 뒤 실제 시장 개입에 나섰고,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를 활용한 환헤지도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에도 외환보유액이 추가로 줄어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분기 말 규제비율 준수를 위해 유입됐던 금융기관 예수금이 빠져나갈 경우,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정책의 초점은 분명해야 한다. 환율 ‘수준’을 방어하는 데서 벗어나 변동성을 관리하는 원칙으로 전환해야 한다. 외환보유액은 위기 시 최후의 안전판이지, 일상적인 시장 개입을 위한 소모품이 아니다. 재점화된 달러 강세 국면에서 중요한 것은 개입의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정책 당국은 개입의 강도와 효율성을 냉정하게 점검하고, 외환시장 안정의 목적과 수단을 다시 세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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