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악성 미분양에 총력전 나서는 정부... 전문가들 "구조적 양극화 해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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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공사비 상승 기조로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지방 '악성 미분양' 문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올해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방은 여전히 집값이 하락하고, 청약 시장에서도 미달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지방 미분양 문제는 구조적 양극화가 원인인 만큼 단순 수급 문제가 아닌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794가구로 전월(6만9069가구) 대비 0.4%(275가구) 줄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이 1만6535가구로 10월 대비 5.8%(1016가구)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지방 미분양 주택은 5만2259가구로 10월 대비 오히려 1.4%(741가구) 증가했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만4815가구까지 2만9166가구로 한 달 새 3.9% 증가했다. 미분양 문제가 구조적으로 지방에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데다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지방에 거점을 둔 중소·중견건설사들의 유동성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완공 후 입주 시점까지도 팔리지 않은 주택을 떠안은 상황에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분양가 부담이 가중되면 미분양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사비와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고분양가 구조가 이어지면서 건설사의 할인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잇단 대책에도 미분양 주택 해소가 지지부진하면서 정부는 지난 9일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며 지방 주택 수요 확충을 위한 '3종 패키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에서 주목되는 것은 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다.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추진되는 주택환매 보증제는 지방 주택을 분양받는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다. 수분양자는 분양 계약 시 환매 보증 가입 여부를 선택하게 되며 가입자는 입주 후 일정 기간 거주한 뒤 주택매입 리츠(REITs)에 환매를 신청할 수 있다.

지방 주택에 거주하고 싶지만 집값 하락 우려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실수요자에게 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인구감소지역 주택에 대한 세제 특례와 CR리츠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연장하고, 1주택자가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을 취득할 때 세제 특례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내놓은 정부의 정책만으로 미분양 해소가 원활하게 진행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인구 감소와 수요 위축으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 구조적 문제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땜질식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통해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을 매입·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LH는 올해 상반기까지 매입을 마무리하고 5000가구를 추가 매입할 계획이지만 악성 미분양 규모를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R리츠를 통한 미분양 매입 실적도 3000가구 수준에 머무르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재 지방 미분양 문제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근본적 원인"이라며 "지역 내 일자리, 필수 인프라 확충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정책이 병행돼야 지역 근로자의 구매력이 증가하고 주택 시장으로 수요가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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