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이란, 군사 충돌 속 외교 재개…'신뢰 없는 협상' 시험대

  • 美, 항모 접근 이란 드론 격추…이란, 美 유조선 나포 위협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외교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동 해역에서는 미군과 이란 군부가 잇달아 충돌하며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 간 협상 환경은 한층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중부사령부는 3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에서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에 공격적으로 접근한 이란 드론을 미군 전투기가 격추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당시 항공모함은 이란 남부 해안에서 약 500마일(800㎞) 떨어진 해상을 항해 중이었다.

미군에 따르면 격추된 기체는 이란의 샤헤드-139 드론으로 '의도가 불분명한 상태'로 항공모함을 향해 비행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미군 인명이나 장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몇 시간 뒤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 병력이 미국 국적 유조선을 위협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선박 두 척과 모하제르 드론 1대가 고속으로 미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러티브'에 접근해 승선과 나포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최근 이란에 핵 협상 재개를 요구하는 동시에 항공모함 전단 등 주요 군사 자산을 중동에 전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외교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군사 작전 가능성에 대해 "무엇을 할지 말할 수 없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와중에 이란도 대화에 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앞서 전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오는 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측에서도 협상 재개 의지를 공식화하는 발언이 나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위협과 부당한 기대가 없는 적절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존엄, 신중, 실용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공평한 협상에 나서라고 외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최근 상황을 두고 미국과 이란이 신뢰 없는 대화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며, 제한적이지만 위험한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신뢰 부재로 협상의 공간이 얼마나 좁아졌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날 윗코프 특사를 만나 "이란은 자신의 약속이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점을 여러 차례에 걸쳐 보여줬다"며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재개에 마뜩찮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다만 이같은 살얼음판 속에서도 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드론 격추로 인한 긴장 고조가 대화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난 방금 윗코프 특사와 대화했는데 현재로서 이란과의 대화는 여전히 계획대로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열린 예산안 서명식에서 "우리는 이란과 바로 지금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내 생각에 이란은 그런 일(지난해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이 다시 일어나기를 원치 않을 것이며 그들은 협상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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