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와 미국 인텔이 생성형 AI(인공지능) 연산의 핵심인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자립을 위해 손을 잡았다. 양사는 현재 한국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대체할 차세대 제품을 개발해 2030년 이전에 실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차세대 메모리 개발 전문 회사 'SAIMEMORY(사이메모리)'는 인텔과 협력해 기존 HBM 대비 소비 전력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신형 메모리를 개발한다고 3일 발표했다. 사이메모리가 지식재산권(IP) 관리와 설계를 담당하고, 인텔은 적층 기술 등 기반 기술을 제공하는 구조다.
핵심은 구조의 혁신이다. 사이메모리와 인텔은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아 압착하는 기존 방식 대신, 칩을 세로 방향으로 세워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열 방출 효율을 극대화한다. 특히 복잡한 고속도로(배선)를 깔아 데이터를 전송하는 대신, 공중으로 신호를 쏘아 올리는 '자기장 통신' 기술을 도입해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전략이다. 닛케이는 이 기술이 실용화될 경우 기존 제품 대비 기억 용량은 2~3배 늘어나고 소비 전력은 50%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소프트뱅크(30억 엔), 후지쯔·리카가쿠(理化学)연구소(10억 엔) 등이 참여하며 총 80억 엔(약 700억 원)이 투입된다. 반도체 개발비로서는 소박한 규모지만,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반도체·AI 분야에 투입하기로 한 10조 엔(약 90조 원) 규모 공적자금의 지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 시장은 그 잠재력을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미·일 연합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6세대 제품인 'HBM4'의 양산 체제에 돌입하며 수성에 나섰다. 특히 하이닉스는 고객 맞춤형 '커스텀 HBM'을 통해 독점적 지위를 굳히고 있고, 삼성은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턴키 솔루션'으로 대응 중이다.
결국 이번 미·일 연합의 행보는 AI 인프라의 핵심인 하드웨어 자립도를 높여 한국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시도다. AI 성능 고도화가 에너지 효율 전쟁으로 옮겨붙으면서, 30년 만에 복귀를 선언한 일본의 메모리 재건 사업이 실제 양산과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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