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규제 강화 기조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 빗썸에서 시스템 오류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규제 리스크에 더해 신뢰 이슈까지 겹치며 업계 전반으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8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비상장 주식 시장에서 빗썸 주가는 지난 6일 전 거래일 대비 9.35% 하락한 25만2000원에 마감했다. 6일 오후 발생한 시스템 오류 사고의 영향은 아직 가격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사고가 알려진 시점이 주말이었던 만큼 이번 주 들어 추가 조정 가능성이 크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주가는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한 달 전인 1월 6일 34만6000원이던 빗썸 주가는 한 달 새 약 27% 하락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역시 6일 비상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8.91% 떨어진 27만6000원에 거래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증시 활황으로 코인 시장 열기가 예년보다 식으며 거래량이 둔화했고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미 투자 심리가 크게 냉각된 상태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가 시장 점유율 상위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상으로 대주주 지분 차등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점이 투자자들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해당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두나무와 빗썸은 각각 대주주 지분을 일정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 이 같은 규제가 거래소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규모 지분이 풀릴 수도 있다는 점이 투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주말 발생한 빗썸의 시스템 오류 사고는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전적 손실 규모와 별개로 거래소의 내부통제와 운영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되면서 이미 하락세였던 주가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고는 빗썸이 6일 저녁 진행한 랜덤박스 이벤트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첨금으로 2000원을 지급하려다 단위 설정 오류로 249명에게 2000비트코인을 입금한 것이다. 빗썸의 실제 비트코인 보유량(위탁분 포함 약 5만개 추정)을 12배 이상 웃도는 규모가 내부 데이터베이스 조작만으로 순식간에 생성된 셈이다. 거래소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를 크게 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태는 빗썸이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빗썸은 지난해부터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지만 이번 사고로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규제와 신뢰 이슈가 동시에 불거지면서 거래소 가치에 반영돼 있던 프리미엄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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