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6·3 지방선거, AI 선수를 뽑자] ⑩ 알고리즘 행정,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AI 시대의 지방선거는 더 이상 과거의 기준으로 치를 수 없다. 행정의 작동 방식이 바뀌었는데, 선거의 질문만 그대로일 수는 없다. 지금의 지방행정은 선언과 구호로 움직이지 않는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자동화된 분석이 정책 판단의 전제가 됐다. 예산 배분, 재난 대응, 복지 행정, 교통·환경 정책까지 AI는 이미 행정의 한복판에 들어와 있다. 이 현실 앞에서 단체장의 역할은 더 무거워졌다. 기술을 ‘도입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이 개입한 판단의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선거는 여전히 말솜씨와 이미지, 정쟁과 구호에 머물러 있다. AI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데이터 기반 판단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실패와 오류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비켜 서 있다. 묻지 않으니 검증되지 않고, 검증되지 않으니 책임도 사라진다.

아주경제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제안한 기준은 분명하다. AI를 잘 아는가가 아니라, AI 앞에서 판단할 준비가 돼 있는가다. 공약을 얼마나 화려하게 말하는가가 아니라, 실패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다. 자동화를 얼마나 강조하는가가 아니라, 시민에게 무엇을 공개할 것인가다. 이 기준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인물을 겨냥하지 않는다. 모든 후보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최소 요건이다. AI 리터러시는 가산점이 아니라 기본 조건이다. 학습을 회피하지 않는 태도, 검증을 피하지 않는 자세, 설명 책임을 감당할 의지가 곧 AI 시대의 리더십이다.

 
그래픽지피티
[그래픽=지피티]


선출직이라는 이유로 학습에서 면제받을 수는 없다.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책임은 더 명확해야 한다. 자동화가 늘어날수록 설명은 더 투명해야 한다. 효율이 높아질수록 민주적 통제는 더 강화돼야 한다. 이번 선거는 단체장을 뽑는 선거이자, 행정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선거다. 무엇을 약속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질문에 답할 수 있는지를 보는 선거여야 한다. 질문이 바뀌면 리더십도 바뀐다.

아주경제가 말하는 ‘AI 선수’는 기술 전문가가 아니다. 판단의 근거를 숨기지 않는 사람이다. 오류를 기술 탓으로 돌리지 않는 사람이다. 시민 앞에서 설명하고, 그 설명에 책임지는 사람이다.

6·3 지방선거, 이제는 분명히 하자. AI를 말하는 후보가 아니라, AI 시대의 책임을 감당할 리더를 뽑아야 한다. AI 선수를 뽑는다는 것은, 결국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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