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M.S.G는 마트(M)·스낵(S)·그로서리(G) 등 유통업계 이슈를 쉽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조미료(MSG)를 한 스푼 더해 기사 한 줄 뒤에 숨은 이유까지 맛있게 정리해드립니다.

AI로 생성된 이미지 [사진=챗GPT]
"쇼핑카트가 아파트 단지에 줄지어 있네요. 마트 고객센터에 전화하니 익숙한 듯 '감사하다'고 말하는 게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닌 듯해요. 다른 사람들은 짐 들기 쉬워서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게 아닌데, 본인 위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듯해 마음이 무겁네요."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글쓴이는 마트에서 장을 본 뒤 쇼핑카트를 집 앞까지 끌고 와 그대로 두고 가는 주민들을 지적했습니다. 댓글에는 "지나가다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저희 단지도 지하에 카트가 왜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이같은 풍경은 특정 아파트만의 일이 아닙니다. 다른 단지 커뮤니티에도 주차장이나 지하 공간에 방치된 쇼핑카트 사진이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민원도 적지 않습니다. 대형마트에 있어야 할 카트가 어느새 아파트 단지와 골목길, 심지어 버스정류장 주변까지 점령한 모습입니다.
카트를 끌고 나가는 고객들도 나름의 사정은 있습니다. 장을 본 물건이 많고 무겁다 보니 집까지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죠. 특히 고령층이나 아이를 동반한 이들은 "잠깐 집 앞까지 가져갔다가 두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인식도 퍼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산 물건을 내가 옮기는 과정일 뿐이라고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AI로 생성된 이미지 [사진=챗GPT]
문제는 이런 편의가 마트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일부 점포에서는 직원들이 하루에도 100~200개 안팎의 카트를 직접 수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외부로 반출된 쇼핑카트를 회수하기 위해 점포들이 별도의 인력과 시간을 들이는 셈입니다.
비용 문제도 큽니다. 일반적으로 카트 한 대 가격은 16만원 수준인데 회수되지 않고 분실되면, 점포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회수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카트는 매장 바닥이 아닌 아스팔트와 보도블록 위를 장거리 이동시 바퀴가 쉽게 닳고 손상됩니다. 쇼핑카트 바퀴에는 무빙워크에서 밀착되도록 하는 장치가 들어가 있어 바퀴가 훼손되면 안전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바퀴 상태가 좋지 않은 카트는 경사 구간에서 제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힘이 약한 고령층이나 아이를 동반한 고객이 이를 사용하다가 카트가 밀리거나 흔들리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바퀴를 자주 교체하지 않으면 무빙워크에서 카트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을 수 있어 수시 점검이 필요합니다. 바퀴 하나당 7만~8만원 수준이어서 바퀴 교체 비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점포당 카트 수가 1000개 안팎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반복되는 반출과 마모는 결국 점포 운영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마트가 이를 강하게 제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생활권이 겹치는 인근 주민들과 마찰이 생길 수 있어서입니다. 카트 반출을 막거나 제지했다가 항의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무거운 짐을 든 고객에게 불편을 준다는 인식이 퍼지면 자칫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적극적인 단속보단 안내문 부착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쇼핑카트는 마트 사유재산입니다. 즉 점포 동의 없이 이를 매장 밖으로 끌고 나가 사용하면 절도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건을 산 고객이라고 해서 카트까지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쇼핑카트 무단 반출은 점포 입장에선 분실과 유지보수 비용을 떠안고, 직원들은 수거에 시간을 빼앗기며, 다른 고객은 파손 위험이 커진 카트를 이용하게 되는 '악순환'을 불러옵니다. 여기에 아파트 단지와 도로의 통행 불편, 안전 문제까지 더해지면? 편의를 위해 끌고 간 카트 한 대가 여러 사람의 불편과 비용으로 돌아오는 화살인 셈입니다.
현장 직원들은 이같이 호소합니다. "카트, 가져갔다면 제발 돌려놓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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