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깜짝 성장] 2분기는 고유가·고환율 복병…한국 경제 '진짜 실력' 시험대

  • GDP 성장에 반도체 제조업 기여도 55%

  • "2분기 중동 영향 반영… 성장률 조정 불가피"

 


1분기 한국 경제가 '깜짝 성장'을 달성했지만 시선은 이미 2분기 이후의 비용 충격에 쏠리고 있다. 1분기 성장의 뒤에는 높은 반도체 의존도와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대외 리스크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향후 경제는 수출 호조라는 온기와 비용 상승이라는 냉기가 교차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 '독주'에 가려진 성장률의 그늘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제조업은 반도체 등 컴퓨터, 전자,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3.9% 증가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반도체 제조업 기준으로 봤을 때 기여도가 절반이 조금 넘는 55%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업을 제외하면 1분기 성장률이 1.7%에서 절반 이상 낮아질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폭증하면서 반도체는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급등 속에서도 무풍지대를 구축했다. 실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은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보다도 컸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익은 37조6103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연간 이익(47조2063억원)에 다가섰다.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부문과 내수 경기는 여전히 대외 변수에 놓인 상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유가와 환율이 제조업 전반의 마진을 압박하기 시작하면 반도체 홀로 성장을 견인하기에는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2분기부터는 중동 전쟁 여파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씨티는 이날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가 배럴당 82달러대를 계속 유지할 경우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이 0.4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수입 원자재 가격을 높이고, 이는 다시 기업의 비용 압박과 소비자 물가 전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은 수입 물가 부담을 배가시킨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도 나타날 수 있다.

결국 2분기 한국 경제의 향방은 수출 호조세가 에너지 가격 및 환율 상승분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상쇄하느냐에 달려 있다. 반도체라는 강력한 엔진이 돌아가고는 있지만, 유가라는 직격탄이 제조업과 내수에 얼마나 파급효과를 미칠지 관건이다.
 
'비관'으로 돌아선 소비심리
지표상으로는 소득 여건도 개선됐으나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 증가가 내수로 확산될지는 불확실하다. 기업의 실적 개선이 임금 상승과 가계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지만 고유가로 인해 기업 마진이 깎이면 임금 상승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소비 역시 선전했지만 소비심리가 식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하기 어렵다.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는 중동 전쟁 영향으로 1년 만에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월보다 7.8포인트 하락했다. CCSI가 100을 하회한 건 지난해 4월(93.6) 이후 1년 만이다. 지수 하락폭은 비상계엄 사태가 있던 2024년 12월(-12.7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정부와 한은은 중동 전쟁 파급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국장은 "전쟁으로 인한 영향은 누구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신용카드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민간소비는 아직 영향을 받지 않고 있지만, 전쟁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커진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2분기는 1분기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건설자재 수급 애로, 유가 상승 등 전쟁 영향이 본격 반영되면서 전기 대비 성장률은 조정될 것"이라며 "반도체 경기 호조와 정부 정책이 일부 완충 역할을 하겠지만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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