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경의 오션노트] 흑자전환 HJ중공업, 군산조선소로 다시 뛴다

  • 수주잔고 전성기 넘긴 HJ중공업

  • 군산조선소 인수로 수주 능력 확대

  • 초기 투자 변수 등 우려도 존재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HJ중공업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HJ중공업]
대한민국 최초 1호 조선사인 HJ중공업(구 한진중공업)이 부활하고 있다. 11년 동안 지속된 적자를 끊어내고 지난해 끝내고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 이상 급증했다. 

긴 암흑기를 버텨낸 HJ중공업은 이제 군산조선소 인수를 통한 영토 확장으로 '한국 조선 1번지'로서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HJ중공업 최대 주주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에 군산조선소를 매각하기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는 군산조선소 매각을 위한 첫 단계로, 양사는 향후 실사를 거쳐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 금액은 약 7000억~1조원으로 추정된다.

군산조선소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도크와 생산 설비를 갖춘 조선소다. 길이 700m 독(dock·선박 건조장)과 1650t급 골리앗 크레인 등 국내 최대급 조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18만t급 벌크선 기준 최대 12척을 건조할 수 있다.

한때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로 운영되며 지역 조선업 핵심 거점 역할을 했지만, 지난 2017년 조선업 불황 여파로 가동이 중단된 이후 사실상 장기간 휴업 상태가 이어져 왔다. 

HJ중공업은 이번 인수를 통해 수주 대응 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1937년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조선소인 HJ중공업 영도조선소는 국내 조선 산업 발전사와 맥을 같이했던 상징적인 공간이었다. 다만 약 8만 평(26만㎡)의 좁은 부지와 길이 300m에 불과한 도크 탓에 대형 상선 건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공간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업계에서는 군산조선소 인수가 HJ중공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군산조선소는 넓은 부지와 대형 도크, 초대형 골리앗 크레인 등 중대형 선박 건조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영도조선소가 사실상 특수선 중심 생산 체제로 운영돼 왔다면, 군산조선소는 상선 건조 역량까지 확대할 수 있는 핵심 생산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글로벌 조선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호황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강화로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미국의 중국 견제 기조가 국내 조선업계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잔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HJ중공업 역시 곳간이 어느 때보다 두둑해진 상태다. 지난해 조선·건설 부문을 합한 전체 수주 실적은 4조70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조선 부문 수주만 1조75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연말 기준 전체 수주 잔량은 9조3000억원 수준으로, 과거 한진중공업 시절 전성기 수주 잔고를 넘어선 수치다. 

수주 호조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HJ중공업의 올해 1분기 조선 부문 매출은 268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9.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22.3% 늘었다.

업계에서는 HJ중공업이 군산조선소를 확보할 경우 생산능력 확대는 물론 수주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HJ중공업은 올해 미 해군의 유지·보수·정비(MRO) 입찰 참여를 위해 필수 자격인 '함정정비협약(MSRA)'을 취득해 미국이 주도하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국내 핵심 참여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수선과 방산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군산조선소를 미 해군 함정 MRO 거점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정상 가동까지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다. 장기간 멈춰 있던 조선소 특성상 설비 점검과 생산라인 안정화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숙련 인력 확보 역시 현실적인 과제다. 최근 조선업 호황으로 업계 전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HJ중공업 입장에서는 군산조선소 확보가 사실상 새로운 성장판을 여는 의미가 있다"며 "기존 영도조선소 체제로는 생산 확대에 분명한 한계가 있었던 만큼 군산조선소가 중장기 성장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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