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자의 '문조털래유' 이야기] 민주당이 살려면 '문조털래유'가 이재명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

  • 증축이 아니라 재건축으로 대한민국 국가 개조에 나설 때다

오늘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찬은 단순한 전·현직 대통령의 예우 차원을 넘어선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7월 1일 오전 11시 30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한다고 밝혔다. 이 만남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점 때문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임 도전 흐름과 맞물려 당내 노선과 리더십을 둘러싼 미묘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이미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실상 연임 도전 수순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증축·재건축론’이 불을 붙였다. 유 작가는 이재명 대통령의 외연 확장 행보를 두고 핵심 지지층이 원한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는 것 같다고 비유했다. 이 발언을 둘러싸고 여권 내부에서는 “지금은 서로 말을 아낄 때”라며 통합과 연대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보면, 논쟁은 더 큰 차원으로 올라가야 한다. 문제는 누가 더 정통 지지층을 대표하느냐가 아니다. 문제는 대한민국이 과연 AI 시대, 미·중 전략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공급망 재편, 저출생·고령화, 지방 소멸, 산업 재편이라는 복합 위기를 감당할 수 있느냐다. 이제 정치는 내부 서열 싸움에 머물 수 없다. 국가는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대한민국은 단순한 증축의 시대가 아니라 재건축의 시대로 들어섰다.

물론 재건축은 과거를 부정하는 말이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가 남긴 자산도 있고, 한계도 있다. 노무현 정부가 남긴 민주주의의 자부심도 있고, 김대중 정부가 남긴 평화와 정보화의 유산도 있다. 이재명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 모든 역사를 부수는 것이 아니라, 그 토대 위에서 국가 운영 체계를 새 시대에 맞게 다시 짜는 일이다. 낡은 배관은 고치고, 흔들리는 기둥은 보강하며, 새로운 층을 올릴 곳은 올려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재건축이다.

이때 문재인 전 대통령의 역할은 작지 않다. 문 전 대통령은 여전히 민주개혁 진영의 상징적 자산이다. 그의 지지층은 지금도 강한 결속력을 갖고 있다. 조국 전 대표, 김어준 씨, 정청래 전 대표, 유시민 작가 등 이른바 ‘문조털래유’로 불리는 인사들도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견제의 대상으로만 본다면 민주당은 스스로 힘을 갉아먹게 된다. 반대로 이들이 국정 성공을 위해 건설적으로 힘을 보탠다면 민주당은 다시 집권 세력다운 안정감과 확장성을 얻을 수 있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맹목적 찬양이 아니다. 더 필요한 것은 책임 있는 지원과 품격 있는 조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국정 경험을 가진 선배 대통령으로서 대통령직의 무게와 외로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국정은 선거운동이 아니다. 국정은 지지층 결집만으로 되지 않는다. 경제를 살려야 하고, 외교를 관리해야 하며, 안보를 지켜야 하고, 미래산업을 열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도 확장과 실용 노선을 택한다면 그것은 배신이 아니라 통치의 필연이다.

정당은 지지층의 열정으로 움직이지만, 국가는 국민 전체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살려면 이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선거 때의 민주당과 집권 이후의 민주당은 달라야 한다. 야당 시절의 언어와 집권 세력의 언어도 달라야 한다. 비판은 필요하지만, 비판이 내부 소모전으로 변질되면 국정 동력은 약해진다. 개혁은 필요하지만, 개혁이 국민 생활과 동떨어진 진영 논리로 흐르면 중도층은 등을 돌린다.

정청래 전 대표의 역할도 여기에서 다시 정리되어야 한다. 정 전 대표는 강한 개혁성과 대중적 호소력을 가진 정치인이다. 그러나 여당 대표의 자리는 지지층의 함성을 대변하는 자리만은 아니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당내 갈등을 조정하며, 국민 전체를 향해 집권당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자리다. 정 전 대표가 다시 당권에 도전한다면, 그 핵심 기준은 하나여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성공에 도움이 되는가, 민주당의 국민정당화에 기여하는가, 대한민국의 국가 개조에 힘이 되는가.

유시민 작가의 문제 제기도 귀담아들을 부분은 있다. 핵심 지지층이 느끼는 불안과 소외감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정치의 언어는 더 넓어져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재건축을 말한다면, 그것은 기존 지지층을 내쫓는 재건축이어서는 안 된다. 기존 세입자와 새 입주민이 함께 살 수 있는 국민의 집을 짓는 재건축이어야 한다. 민주당의 오래된 지지층, 새롭게 유입된 지지층, 중도층, 청년층, 산업 현장의 국민, 지방의 국민이 함께 들어올 수 있는 집이어야 한다.

AI 시대의 국가는 과거의 국가와 다르다. 이제 국가는 교육, 산업, 국방, 행정, 언론, 금융, 의료, 교통, 에너지까지 전면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와 로봇, 디지털 정부와 가짜뉴스 대응, 지역 균형발전과 인재 양성은 따로 떨어진 정책이 아니다. 하나의 국가 생존 전략이다. 이런 시대에 집권 세력이 내부 논쟁에 매몰된다면 국민은 실망한다. 국민은 묻는다. 당신들은 나라를 고칠 생각이 있는가, 아니면 자기들끼리 누가 주인인지 다투고 있는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오찬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 자리에서 나와야 할 메시지는 단순한 덕담이 아니다. 국정 성공을 위한 협력, 민주개혁 진영의 통합, 국민통합의 정치, AI 시대 국가 개조의 필요성이어야 한다. 전직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의 성공을 도와야 하고, 현직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의 역사와 지지층을 존중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의 품격이다.

민주당이 살아남는 길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은 특정 세력의 소유물이 아니다. 김대중의 평화와 인권, 노무현의 참여민주주의, 문재인의 촛불정부, 이재명의 실용개혁이 서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강물로 흘러야 한다. 그 강물이 갈라지면 정권은 약해지고, 그 강물이 합쳐지면 국가는 앞으로 나아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증축이냐 재건축이냐의 말싸움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국가 개조의 용기다. 낡은 제도는 고치고, 무너진 신뢰는 회복하며, AI 시대의 새로운 성장판을 열어야 한다. 그 길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그리고 이른바 '문조털래유'로 불리는 인사들은 서로를 밀어내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민주당이 살려면 '문조털레유'가 이재명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문재인 시대의 자산과 지지층을 존중해야 한다. 정청래 전 대표도 당권의 유불리를 넘어 국정 성공의 큰길을 보아야 한다. 유시민 작가도 지식인의 비판을 넘어 국가 개조의 큰 틀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대혼돈의 세계 속에 서 있다. 적과 아군의 경계도 흐려지고, 기술과 안보와 경제가 하나로 얽히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정치는 작아지면 안 된다. 큰 정치를 해야 한다. 민주당도 작아지면 안 된다. 국민 전체를 품는 집권당이 되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오늘 오찬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증축을 넘어 재건축으로, 계파를 넘어 국가로, 진영을 넘어 미래로 가야 한다.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정치가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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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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