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서남권 최대 투자가 될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할 핵심 에너지 인프라인 해상풍력 분야에서 중국·유럽 등 외산 기술·설비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2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내 해상풍력단지를 조성 중인 기업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프로젝트에 투입된 풍력터빈설치선(WTIV)은 '현대프론티어호'와 '한산1호' 등 10MW급 두 척이다. 현대프론티어호는 최근 신안우이해상풍력 건설에 투입됐고 한산1호는 낙월해상풍력 건설을 진행 중이다.
WTIV는 거친 바다 한가운데에서 해상풍력 발전기를 운반·설치하는 데 특화한 특수 목적 선박으로,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필수적이다.
업체들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등으로 국내 해상풍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기존 WTIV보다 한층 규모가 큰 15MW급 WTIV 3척 도입을 추진 중이다. 1척은 신안우이해상풍력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2028년 2분기 진수를 목표로 한화오션이 건조하고 있다.
문제는 남은 2척을 건조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국내 3대 조선소는 3년치 수주 물량이 차 인도 시점을 2030년 이후로 설정해야 할 상황이다. 해상풍력특별법 통과 이후 100MW급 이상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인허가가 속속 진행돼 WTIV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남은 선택지는 중국 조선소에 발주하거나, 해외에서 운용 중인 WTIV를 구매해 국내 선박으로 '택갈이' 하는 것뿐이다.
실제로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한 현대프론티어호와 달리 한산1호는 중국 선박을 사들여 이름과 국적을 바꾼 케이스다. 정부 허가 없이 중국 선박을 들여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해양경찰청 수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되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김소희 의원실에 따르면 100MW급 이상 대규모 해상풍력단지에 설치될 14~15MW급 풍력터빈도 외산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현재 베스타스(덴마크)와 지멘스 가메사(스페인·독일) 터빈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국내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와 유니슨은 각각 지멘스 가메사, 벤시스(독일·중국)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14~15MW급 풍력터빈을 만들고 있어 순수 국산 제품이라고 보기 어렵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계에선 기술 격차와 경제성 등으로 인해 해상풍력 산업이 중국에 먹힐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정부가 풍력단지 조성 시 국산 기술·설비를 활용하면 가점을 주는 형태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중국·유럽과의 기술 격차를 좁힐 방안으로 대만 사례를 꼽았다. 풍력단지 구축에 필수인 배후 항만과 풍력 설비 공장, WTIV 등을 정부 주도의 토털 패키지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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