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삼성 호실적에도 반도체주 급락…AI 랠리 차익실현 확산"

  • 삼성전자 주가 장중 8.7% 급락

  • SK하이닉스·키옥시아 동반 약세

  • 자금은 금융·통신 등 소외 업종으로 이동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지만, 아시아 반도체주는 오히려 급락했다.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음에도 이미 높아진 투자자 기대를 넘어서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올해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AI 메모리 수요 확대로 전년 대비 19배 늘었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를 6% 웃도는 데 그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서울 증시에서 장중 최대 8.7% 급락했다. 약세는 SK하이닉스와 일본 키옥시아 등 아시아 메모리·저장장치 관련주로 번졌다.
 
MSCI 아시아 기술주 지수도 장중 최대 2.9% 떨어졌다. 반면 금융주와 통신주는 상승했다. 실적 충격 가능성이 작고 주가 부담이 낮은 분야로 자금이 옮겨간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정에 대해 “AI 관련주를 보는 투자자 기준이 더 엄격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생산능력 확대, 기술 지연, 부채 증가 등 우려가 AI 성장 기대에 가려졌지만, 이제는 매도 이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봤다.
 
KCM트레이드의 팀 워터러 수석시장분석가는 “전형적인 ‘뉴스에 팔자’ 흐름이었다”며 “주가가 이미 크게 오른 상황에서는 강한 실적도 투자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급등했던 메모리·저장장치 종목의 낙폭이 컸다. 일본 키옥시아 주가는 12% 가까이 하락했다. 반대로 최근 2주 동안 아시아 헬스케어, 금융, 소비재 지수는 올랐고, 기술 장비·하드웨어 지수는 10% 넘게 떨어졌다.
 
다만 반도체주 랠리가 끝났다고 보기는 이르다.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의 헤베 첸 선임시장분석가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지거나 다음 반도체 기업 실적이 강하게 나오면 자금이 다시 주도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봤다. AI라는 장기 성장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다.
 
관건은 메모리 업황이 과거처럼 호황 뒤 급락하는 흐름을 반복할지, AI 수요를 바탕으로 장기 호황에 들어설지 여부다. 페트라캐피털의 앨버트 용 매니징파트너는 “투자자들이 이제 단기 실적보다 메모리 업황의 장기 방향을 더 따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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