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첫 예외 승인 사례가 나왔다. 관심은 중복상장 심사대에 오를 다음 주자가 어디일지에 쏠린다. 시장에선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소노인터내셔널, 코스닥 상장을 검토 중인 모비어스 등이 거론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20일) 덕산하이메탈 자회사 덕산넵코어스와 다산네트웍스 자회사 DTS의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했다. 두 회사는 금융위원회가 이달 6일 발표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반주주 보호 절차와 영업·경영 독립성 등을 인정받은 첫 사례다.
두 회사 모두 가이드라인이 요구하는 주주동의 기준 '3%룰'을 충족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각각 3%까지만 인정하고,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의 과반수 찬성과 함께 전체 의결권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덕산하이메탈은 지난 5월 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상장 승인 안건에 대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기준 72.8% 찬성률을 확보했다.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기준으로는 92.7%가 찬성했다. 다산네트웍스도 6월 19일 임시주총에서 DTS 상장 안건을 특별결의로 통과시켰으며,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기준 46.5%, 의결권 행사 주식 기준 90.3%의 찬성률을 확보했다.
단순히 주주 동의만 받은 것이 아니라 가이드라인이 요구하는 주주권익 보호와 독립성 입증에도 공을 들였다. 덕산하이메탈은 상장 추진에 앞서 모회사 이사회에서 주주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과 일반주주 권익 침해 여부를 검토했다. 또 공모주식의 5%에 해당하는 15만주를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배당하고 향후 5년간 연결 기준 배당성향 10% 이상을 유지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다.
강화된 중복상장 심사 통과업체가 나왔지만, 당분간 대형 IPO에서 후속 사례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반주주 동의와 독립성 입증 등 새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대기업 계열사들이 상장 일정을 재조정하거나 추진 시점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어서다.
당초 중복상장 예외 사례가 될 것으로 거론됐던 CJ올리브영과 SK엔무브 등 대형 IPO도 현재는 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한 상태다. 이들 기업은 상장을 재추진할 경우 기업 실사 단계부터 다시 밟아야 하고 기업 상장 전략에 따라 상장주관사 선정부터 다시 하는 경우도 있어 단기간 내 심사가 재개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예비심사를 청구한 대어급 IPO 후보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중복상장 심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에서 자회사가 먼저 상장된 상태에서 모회사가 상장하는 경우에는 자회사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중복상장 심사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연결 자회사인 트리니티항공(지분율 41.95%)과 티웨이홀딩스(46.26%)가 모두 상장사지만, 상장된 자회사를 둔 비상장 모회사가 상장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상장 추진 기업 가운데 후속 사례가 나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곳은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 중인 모비어스다. 코스피 상장사 SJG세종이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포함해 25.59%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인 만큼 새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의 적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모비어스는 심사 기준상 긍정적 요소와 변수를 모두 안고 있다는 평가다. 영업 독립성 측면에서는 자동차 배기계 부품을 주력으로 하는 SJG세종과 달리 자율이동로봇(AMR)과 물류자동화 솔루션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해 사업 중복성이 크지 않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영업·경영 독립성 심사 기준에서는 비교적 유리한 요소로 평가된다.
반면 경영 독립성과 상장 필요성은 심사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가이드라인은 지분율뿐 아니라 실질적인 지배관계와 경제적 동일체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모회사와의 자금 대여나 지급보증 등 재무적 연계성이 지속될 경우 독립성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독자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조달 필요성, 일반주주 보호 방안 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모비어스 측은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절대적이지 않고 독립적인 경영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전형적인 중복상장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형식적인 지분율보다 실질적인 지배관계와 주주권익 보호를 중심으로 심사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한 만큼, 업계에서는 모비어스가 덕산넵코어스와 DTS에 이어 새 기준이 적용되는 대표 사례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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