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의 상승세가 강북과 외곽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 부담으로 주택 매수를 미루는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전세 매물 부족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특히 강북구와 중랑구, 성북구 등 서울 강북권에서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시에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매매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로 머무르려는 대기 수요도 적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38% 상승했다.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유지하며 강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자치구별로는 강북구의 전셋값이 한 주 동안 1.15% 뛰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동작구가 0.82%, 중랑구가 0.76%, 광진구가 0.73%, 성북구가 0.65% 각각 올랐다.
이번 주 전세가격 상승 상위 지역에 강북권 자치구가 대거 포함되면서 전셋값 부담이 덜했던 강북과 동북권까지 가격 상승 압력이 본격적으로 전달되는 양상이다.
매매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찰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34% 올라 전주와 동일한 상승폭을 유지했다. 중랑구가 1.08% 상승하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오름폭을 나타냈고 노원구가 0.66%, 성북구가 0.54% 올라 뒤를 이었다.
매매와 전세 상승 지역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중랑구와 성북구 등에서는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나란히 강세를 나타냈다. 서울 핵심지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이 비교적 저렴한 지역으로 번지면서 매매시장과 임대차시장을 동시에 밀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매매가격 상승세와 달리 주택을 사려는 수요자의 심리는 한풀 꺾였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 89.2에서 이번 주 84.2로 5.0포인트 떨어졌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웃돌수록 매수자가 많고, 100을 밑돌수록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권역별로는 강북 14개 구의 매수우위지수가 한 주 만에 7.4포인트 하락했다. 강남 11개 구의 하락폭인 2.9포인트보다 두 배 이상 컸다. 강북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은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실제 매수에 나서려는 수요는 소폭 감소했다.
한편 서울 전셋값 상승세는 인접한 경기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KB부동산 조사에서 화성 동탄구는 이번 주 전세가격이 0.70% 올랐고 구리시는 0.64%, 광명시는 0.52%, 하남시는 0.44% 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비교적 양호하거나 최근 매매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 수요와 해당 지역 내 매수 대기수요가 함께 움직이면서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탄구의 경우 최근 규제지역 지정 이후 매매시장에서는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지만, 가격 지표에는 이전 상승 흐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다. 매매 거래가 위축돼도 기존 거주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매수를 미룬 수요가 전세시장에 남으면 전셋값은 오히려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
광명과 구리, 하남 역시 서울과 인접한 대체 주거지로 꼽힌다. 서울 전셋값이 상승할 때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이들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해왔지만, 최근에는 경기 지역의 전셋값도 함께 오르면서 주거비 절감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
향후 전세시장에서는 가을 이사철 수요와 입주 물량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 하반기에는 학군과 직장 이동을 위한 전세 수요가 늘어난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계절적 수요 증가가 전세가격 상승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매매시장의 관망세가 얼마나 오래 이어지는지도 중요하다.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집값 부담이 낮아지지 않을 경우 매수를 기다리는 수요가 전세시장에 장기간 머물 수 있다. 매매 거래 감소가 전세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임차 수요를 누적시키는 구조다.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면 다시 매매시장을 자극하는 부작용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셋값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줄어들면 일부 임차인이 매수로 전환할 수 있고,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투자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셋값 상승은 강남권 일부 지역의 국지적인 현상이 아니라 강북과 서울 외곽, 경기 인접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주택이 당장 필요한 실수요가 전세시장으로 몰리면서 임차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입주 물량 확보와 전세 공급 확대가 가시화하지 않는 이상 단기적인 임대차 시장 불안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