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추가 관세 발표 앞두고…산업장관 방미, '15% 관세선' 사수 시험대

  • 강제노동 관세 이미 최대 12.5% 적용

  • 과잉생산 관세 추가 땐 15% 초과 우려

  • 김정관 3주 만에 美행…투자 막판 조율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도착한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과잉생산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한·미 무역합의로 확보한 '15% 관세선'이 시험대에 올랐다. 강제노동 관련 관세가 이미 최대 12.5% 적용된 상황에서 미국의 대미 투자 조기 이행 압박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갑작스러운 직권면직이라는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다. 정부는 기존 한·미 합의와 대미 투자 계획을 지렛대로 삼아 최종 관세율을 15% 이내로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17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도착해 미국 측과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관세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 참석 이후 약 3주 만으로 현안을 직접 조율하기 위해 긴급하게 방미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 통상 현안 가운데 가장 큰 변수는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과잉생산 조사 결과다. 한국산 제품에는 지난달 24일부터 강제노동 관련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국내 유입을 충분히 차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포함해 최대 1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한·미 무역합의에서 정한 15%까지 남은 여지는 불과 2.5%포인트다. 과잉생산 관세가 별도로 추가 적용되면 최종 관세율이 15%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과잉생산 관세율과 기존 관세와의 합산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과잉생산 조사 결과 발표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정관 장관은 미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과잉생산은 미국이 우리와 이야기할 때는 8월 말 정도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좀 더 길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나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양국이 합의한 정신을 지키겠다고 이미 이야기했다"면서도 15% 상한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잉생산 조사에서 한국에 불리한 결론이 나오더라도 협상을 통해 관세 부과를 유예하거나 조치 수위를 낮출 여지는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USTR이 실시한 301조 조사 14건 가운데 조사가 완료된 10건 중 실제 보복관세가 부과된 사례는 5건이었다. 나머지는 상대국과의 협상을 거쳐 관세 집행이 유예되거나 조치 수위가 조정됐다.

정부는 이러한 협상 여지를 넓힐 카드로 대미 투자 계획을 활용할 방침이다. 한·미는 지난해 한국이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이 중 1500억 달러는 조선 협력에, 나머지는 전략투자에 배정됐다. 

미국은 한국이 약속한 투자 프로젝트를 조속히 가시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프로젝트의 세부 쟁점 조율이 이번 방미의 주요 의제로 꼽힌다.

김 장관은 방미 목적에 대해 "8월 말~9월 초 프로젝트 발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막판이 되면서 실무적으로 다양하고 구체적인 쟁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상회의와 실무 접촉을 했지만 전체적으로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어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대미 투자 이행을 서두르지 않을 경우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는 관측에 대해 김 장관은 "잘 모르겠다"며 "저는 받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도 "신속한 진전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나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는 미국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장관은 복합화력발전 분야가 여전히 유력한지를 묻는 질문에 "기다려 보시죠"라며 "당초 이야기했던 대로 지금 상황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여 전 본부장의 갑작스러운 경질도 부담이다. 김 장관은 "협상은 개인이 하는 게 아니고 전체 조직이 같이하는 것"이라며 박정성 통상차관보 등을 중심으로 업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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