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삼성, 베트남에 반도체 새 축 세울까...구글도 픽셀 생산 '탈중국' 속도

  • 베트남, 글로벌 빅테크의 새 승부처로... 구글 픽셀부터 삼성 반도체까지

  • 스마트폰 조립 넘어 반도체·R&D까지 넓어지는 베트남의 역할

니폼을 착용한 직원들이 스마트폰 외관을 검수하는 모습 사진베트남 정부 기관지 발췌
니폼을 착용한 직원들이 스마트폰 외관을 검수하는 모습 [사진=베트남 정부 기관지 발췌]
구글과 삼성의 움직임이 베트남 제조업의 위상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구글은 픽셀 제품군 생산라인을 중국 밖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삼성은 베트남을 스마트폰 생산기지에서 반도체 후공정과 연구개발 거점으로 넓히고 있다. 베트남은 단순 조립기지를 넘어 글로벌 빅테크의 핵심 공급망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 닛케이 아시아 등 외신을 종합하면 구글은 내년부터 픽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생산라인 전체를 중국 밖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공급사들에 알렸다. 구글은 최근 베트남과 인도에서 생산 기반을 확대해 왔으며, 올해 베트남에서 고급형 픽셀폰 개발과 생산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뒤 생산 이전에 더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픽셀 이전, 베트남 공급망이 뒷받침

구글이 베트남을 주목하는 배경에는 현지에 이미 구축된 스마트폰 공급망이 있다. 한 소식통은 "애플과 비교하면 구글은 중국 시장에서 픽셀폰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을 떠나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베트남으로의 전환도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삼성은 이미 이곳에 스마트폰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해 구글이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픽셀폰 출하량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픽셀폰 출하량을 지난해 약 1200만 대보다 8~10% 늘리는 방안을 공급사들에 전달했다. 메모리 칩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구글은 픽셀폰을 인공지능(AI) 서비스 제미나이 이용자를 늘릴 핵심 통로로 보고 있다.

구글은 메모리 칩 구매 협상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구글이 마이크론, 삼성, SK하이닉스 등과 협상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용 칩 주문과 스마트폰 사업 주문을 함께 묶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픽셀폰 전략은 적극적"이라며 "픽셀 라인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생산 성장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픽셀의 가격 전략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구글은 최근 픽셀 11, 픽셀 11 프로, 픽셀 11 프로 폴드를 공개했으며, 256GB 모델 가격은 899달러부터 시작한다. 이전 모델인 픽셀 10의 128GB 모델이 799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가격대가 높아졌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게리트 슈니먼 선임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삼성이나 모토로라처럼 중급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린 브랜드보다 현행 모델 가격 인상에 더 신중하다고 분석했다.
 
삼성, 베트남을 반도체·R&D 축으로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옌빈 산업단지에 위치한 Samsung Electronics VIETNAM SEVT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 법인 스마트폰 생산 공장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옌빈 산업단지에 위치한 Samsung Electronics VIETNAM SEVT(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 법인) 스마트폰 생산 공장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삼성의 베트남 전략도 한층 세분화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한국 천안과 온양 공장의 일반 DRAM 및 NAND 플래시 패키징·테스트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한국 내 생산 여력을 인공지능용 HBM 메모리에 더 집중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계획은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실행될 경우 베트남은 일반 DRAM과 NAND 제품의 패키징·테스트를 맡고, 한국의 천안과 온양은 HBM 및 고부가 공정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인공지능 투자 확대로 HBM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기존 메모리 생산도 유지하려는 조정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의 베트남 반도체 기반은 이미 구축 단계에 들어갔다. 삼성은 타이응우옌성 옌빈 산업단지에 15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테스트 공장을 짓고 있으며, 이 시설은 오는 2027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전통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최대 연간 생산능력은 DRAM 1조5330억GB, NAND 플래시 2조5560억GB로 예상된다.

삼성은 관련 조직도 마련했다. 삼성은 올해 1분기 삼성 베트남 세미컨덕터를 설립했고, 이 회사를 연결 자회사 명단에 포함했다. 삼성의 분기 보고서는 이 회사를 반도체 제조 분야 자회사로 기재했다.

베트남의 역할은 제품 개발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 공장과 하노이 R&D센터는 갤럭시 Z 폴드8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갤럭시 Z 폴드8은 펼쳤을 때 두께 4.5mm, 무게 201g의 초박형·초경량 제품으로 소개됐고, 외부 화면 16:10과 내부 화면 약 4:3 비율을 적용했다.

베트남 엔지니어들은 초소형 부품 조립의 정밀도와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탰다. 한 엔지니어는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빠르게 파악하고 개선안을 제시한 뒤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설계 변경이 있을 때는 제품 품질을 보장하면서 전체 프로젝트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도 베트남 R&D센터가 역할을 맡았다. 삼성 베트남 R&D센터는 갤럭시 Z 폴드8용 삼성 노트 애플리케이션의 멀티 패널 기능 개발과 최적화에 참여했다. 레 쑤언 호아 삼성 베트남 R&D센터 애플리케이션 솔루션 부서장은 "베트남에서 작성된 코드가 전 세계 수백만명이 매일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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