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혜의 C] 세계 미술계 시선 서울로… 한국 현대미술, 가을을 물들이다

  • 27일 서도호·9월 5일 구정아 개인전

  • '거장' 박서보·윤형근·이강소 귀환

  • DDP서 백남준·유영국 미디어아트

  • 광주·부산·창원 비엔날레 막 올려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프리즈 서울 2025 VIP 프리뷰 데이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리즈 서울 2025' VIP 프리뷰 데이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금부터 K-미술의 시간이다. 세계 미술계 시선이 서울로 향하는 가을, 한국 현대미술이 서울 곳곳에서 펼쳐진다. 박서보·윤형근·이강소 등 한국 현대미술을 일군 거장부터 서도호·구정아 등 세계 무대를 누비는 작가까지 K-미술의 저력을 보여주는 전시가 관람객을 기다린다.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불 지핀 열기는 전시장 밖으로 번진다.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외벽에서는 백남준과 유영국의 작품이 빛이 돼 밤을 밝히고, 광주·부산·창원에서는 비엔날레가 잇따라 막을 올린다. 
 
바로 '그' 작가
서도호 자화상 2026 수제 종이에 실 1676 × 1321㎝ 작가 STPI 리만머핀 빅토리아 미로 제공 © 서도호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서도호, '자화상', 2026, 수제 종이에 실, 167.6 × 132.1㎝. 작가, STPI, 리만머핀, 빅토리아 미로 제공. © 서도호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오는 9월 2일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이 나란히 개막하는 가운데 서울 곳곳의 미술관과 갤러리도 한국 작가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서울관에서 27일부터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사상 최대 규모 개인전 '서도호'를 연다. 학생 시절 초기작부터 대표작,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까지 한데 모아 공간과 기억, 정체성을 파고들어 온 작가의 궤적을 펼친다. 서도호의 사유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다량의 드로잉도 국내 최초로 공개되다. ‘브릿지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경계와 한계를 넘나드는 미래지향적 통찰도 만날 수 있다. 
 
KOO_JEONG_A_EB_Markus Tretter 사진리움미술관
KOO_JEONG_A_EB_Markus Tretter. [사진=리움미술관]

리움미술관에서는 9월 5일부터 '구정아: 우스모스'가 열린다. 구정아가 지난 30여 년간 구축해 온 작업 세계를 집약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관 개인전이다. 야광과 스케이트 파크, 자석, 향 등 구정아의 예술 세계를 관통하는 주요 요소가 M2 전시실을 넘어 로비와 고미술 상설전시실까지 파고든다. 프랑스 루마 아를(2025년)과 오스트리아 쿤스트하우스 브레겐츠(2026년)에서 이어온 ‘우스(OUSSS)’의 여러 층위를 하나의 우주로 엮어 서울에서 거대한 세계관을 펼쳐낸다.

한국 현대미술의 토대를 닦은 거장들도 돌아온다. 단색화부터 실험미술, 민중미술까지 서로 다른 길을 걸었던 작가들의 궤적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박서보1931–2023〈Ecriture No 030513〉 2003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200 x 260 cm Courtesy of PARKSEOBO FOUNDATION and Kukje Gallery © PARKSEOBO FOUNDATION 사진 박서보재단 국제갤러리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박서보(1931–2023) 'Ecriture No. 030513' 2003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200 x 260 cm Courtesy of PARKSEOBO FOUNDATION and Kukje Gallery © PARKSEOBO FOUNDATION [사진: 박서보재단, 국제갤러리]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문을 연 '박서보미술관'은 개관전 '박서보와 흐엉 도딘: 비움 그 충만'을 통해 단색화 거장 박서보와 베트남 태생 프랑스 화가 흐엉 도딘의 회화 42점을 나란히 선보인다. 두 작가의 서로 다른 재료와 방식이 '비움'과 충만'이라는 공통의 지점에 이르는 과정을 조명한다.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는 박서보(1931~2023)의 50년 화업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4일 개막하는 작고 3주기 회고전 '변하는 변하지 않는'은 1967년작인 '연필묘법'부터 한지를 이용한 '지그재그묘법'과 '흑백묘법, 2000년대 '색채묘법', 말년의 '신문지묘법'까지 40점을 통해 끊임없이 변주된 '묘법'의 궤적을 좇는다. "변화하면서도 추락하지 않는 예술가로 기억되겠다"던 작가의 말을 작품으로 확인할 수 있다. 
 
Installation view Lee Kang So Emergence and Dissolution LOTTE Museum of Art Seoul 2026 Photo  Chanoo Park Courtesy of LOTTE Museum of Art Seoul
Installation view, Lee Kang So Emergence and Dissolution, LOTTE Museum of Art, Seoul, 2026. Photo Chanoo Park. Courtesy of LOTTE Museum of Art, Seoul [사진=롯데뮤지엄] 

롯데뮤지엄은 이강소의 개인전 '이강소: 일어나고 사라지는'을 통해 반세기 넘게 이어온 실험을 펼쳐 보인다. 회화와 조각, 설치 등 작품 150여 점을 망라한다. 대표 회화 시리즈 '청명'을 기반으로 한 LED 신작을 비롯해 '던지기 조각' 30여 점, '청명' '무제' '섬에서' 등 주요 대형 연작 11점과 작가가 첫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소멸'까지 만날 수 있다. 
Yun Hyong-keun Blue-Umber 1979 사진PKM갤러리
Yun Hyong-keun, Blue-Umber, 1979. [사진=PKM갤러리]


PKM 갤러리는 오는 26일부터 한국 단색화의 거목 윤형근(1928~2007)의 개인전 '윤형근을 다시 상상하다'를 연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각 시기를 대표하는 대형 회화와 한지 작업 등 40여 점을 폭넓게 선보인다. 9월 1일에는 작가가 실제 거주하며 작업했던 공간을 되살린 '윤형근의 집'도 문을 연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1980년대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오윤(1946~1986)의 작고 40주기를 맞아 '오윤 컬렉션'을 선보인다. 2024년 수집한 오윤 아카이브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와 창작 과정을 조명한다.
 
 DDP 외벽엔 백남준, 유영국···서울 밤 밝힌다 
서울라이트 DDP 2026 백남준 작품 사진DDP
서울라이트 DDP 2026 백남준 작품 [사진=DDP]

DDP에서는 9월 3일부터 13일까지 매일 저녁 7시 30분부터 10시 30분에 DDP의 거대한 외벽을 백남준과 유영국 작품으로 만든 미디어아트로 밝힌다. 

백남준의 'The Break Point'는 실시간 미디어아트와 아티스트 그룹의 라이브 퍼포먼스가 결합된 작품이다. 음악의 비트에 따라 DDP 파사드의 빛과 영상이 실시간으로 변화한다. 유영국의 '내 안의 산을 찾아서'는 유영국이 평생 응시해온 ‘산’을 DDP의 유기적인 곡면 위에 펼쳐낸다. 유영국 특유의 강렬한 색채와 자연의 리듬은 젊은 미디어 작가 권하윤의 디지털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화하는 풍경으로 변주된다. 

프리즈 서울 기간에는 서울 전역에서 프리즈 위크가 펼쳐지며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전시와 퍼포먼스,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리움미술관, 송은, 아트선재센터 등 주요 기관이 참여한다. 을지로·한남·청담·삼청 일대 갤러리 밀집 지역에서는 국내외 관람객과 갤러리, 작가, 문화예술 관계자를 잇는 '네이버후드 나잇'도 열린다.
 
재광주비엔날레 전경사진
(재)광주비엔날레 전경

광주, 부산 등 지역 곳곳에서는 비엔날레가 열린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9월 5일 개막해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릴케의 시 ‘고대 아폴로의 토르소’ 마지막 구절에서 가져온 말로, 예술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묻는다. 싱가포르 출신 설치미술가 호추니엔이 예술감독을 맡아 20여 개국 45팀의 작업을 선보인다.
 
페드로 레이예스 제로 뉴크스 IZero Nukes I 2021 패브릭 900 × 650 × 650㎝ 사진창원조각비엔날레
페드로 레이예스, '제로 뉴크스 I(Zero Nukes I)', 2021, 패브릭, 900 × 650 × 650㎝. [사진=창원조각비엔날레]

부산·제주·창원에서도 비엔날레가 잇따른다. 오는 29일 개막하는 부산비엔날레는 ‘불협하는 합창’을 내걸고 22개국 46팀이 참여한다. 25일 시작하는 제주비엔날레는 ‘유배·신화·돌’을 키워드로 20개국 69팀을 불러 모은다. 9월 30일 막을 올리는 창원조각비엔날레는 ‘공명장’을 주제로 14개국 74팀의 작품 200여 점을 성산아트홀과 진해역, 마산어시장 등 도시 곳곳에 펼쳐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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