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 수습 과정에서 투입된 공적자금의 정부 부담분 상환이 내년 마침표를 찍는다. 2002년 정부가 세운 '25년 이내 상환' 약속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당시 공적자금 관리와 금융 구조조정 현장에서 실무를 맡았던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돼 눈길을 끈다. 공적자금 상환의 긴 여정이 끝나는 시점에 초기 관리·상환 체계를 현장에서 다뤘던 경제관료가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후보자로 올라선 셈이다.
3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7조9226억원을 반영해 외환위기 당시 발생한 공적자금 잔여 부채를 전액 상환할 계획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 금융기관을 정리하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 약 30년 만이다.
공적자금 상환 종료를 앞두고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이 후보자는 공적자금과 인연이 깊다.
1992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이 후보자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금융정책국에서 근무했다. 이어 2001년 5월부터 2003년 2월까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 의사총괄과에서 일하며 공적자금과 금융 구조조정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정부는 2002년 9월 공적자금 상환대책을 마련하고 공적자금 가운데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분에 대해 재정과 금융권이 나눠 부담하는 장기 상환계획을 세웠다. 이후 2003년부터 공적자금상환기금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채무 상환이 시작됐다. 이 후보자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한 2001~2003년은 이 같은 장기 상환체계가 마련되고 실행에 들어간 시기와 겹친다.
이후 정부는 금융기관 지분 매각과 부실채권 회수 등을 통해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한편 공적자금상환기금 채무를 지속적으로 갚아왔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적자금상환기금의 채무 잔액은 15조712억원이다. 정부는 올해 7조1486억원을 상환한 데 이어 내년 예산에 7조9226억원을 반영해 남은 부채를 전액 상환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상환이 이뤄지면 2003년 본격적인 상환 작업에 착수한 지 24년 만에 정부 부담분 상환이 끝나게 된다. 공적자금상환기금은 관련 법에 따라 2027년 말 청산될 예정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내년에는 외환위기 대응을 위해 투입했던 공적자금 상환을 완료한다"며 "2002년 정부가 밝힌 25년 이내 상환 약속을 지키게 된다"고 말했다.
공적자금 상환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이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지 약 25년 만이다.
이 후보자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근무 이후 경제·금융 분야 주요 보직을 거쳤다.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과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을 역임했으며 통계청장을 거쳐 재정경제부 1차관을 맡았다.
외환위기 직후 이 후보자가 금융정책 분야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부실 금융기관 구조조정과 금융시장 안정, 공적자금 관리 등이 주요 경제 현안이었다. 현재는 재정 운용과 가계·기업 부채, 금융·외환시장 안정, 대외 불확실성 대응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경제정책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정책과 공적자금 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포함해 경제정책 분야에서 쌓아온 이력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주요 정책 경험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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