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더레코드] "숫자 하나 주기도 겁난다"…금감원 전화에 입 닫는 증권사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근 증권사들이 기자들의 자료 요청에 점점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 수익률이나 투자 현황처럼 숫자로 된 자료를 요청하면 정말 최소한의 자료만 제공하거나 거절하는 중입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고객 관련 자료는 영업상 민감한 정보인 데다 회사 내부에서 관련 수치를 취합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수익률은 산출 기준이나 집계 방식에 따라 숫자가 달라질 수 있어 자료를 만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어렵게 수치를 취합해 제공하더라도 기사가 나간 뒤에는 추가 설명 등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굳이 외부에 자료를 제공해 일을 키울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의 배경에 금융당국의 '사후 확인'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언론에 제공한 자료가 기사화된 이후 금융감독원에서 회사 측에 연락해 해당 수치가 실제 언론사에 제공된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산출된 것인지 등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금감원이 자료 제공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더라도 증권사 입장에서는 언론 대응을 마친 뒤 다시 당국의 문의에 대응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면 당국의 추가 확인을 받을 가능성도 줄어드는 만큼 처음부터 구체적인 숫자를 외부에 내놓는 것을 꺼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고객 수익률처럼 금융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지표는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증권사 고객 수익률 관련 자료도 받기 쉽지 않습니다. 의원실 관계자는 “국정감사도 가까워졌는데 이런 식이면 금감원 측에서 일부러 안 주는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의 자료 단속(?)은 무엇 때문일까요. 일각에선 최근 증시 변동성이 문제가 되면서 금융당국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치와 정보에 대한 관리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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