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공수처, 지귀연 청탁금지법 위반 불구속 기소…"혐의 사실 부인"

  • "기억나지 않는다·술에 취해 잠들었다" 진술

  • 동석한 변호사 불기소 처분…"수사권 없어"

  • 변호인 "법리적으로 구성 요건 미충족…유감"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사진연합뉴스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룸살롱 접대 의혹'과 관련한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조사 당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계자는 4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지 부장판사가 소환 조사를 받을 당시에 대해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거나 '술에 취해서 잠이 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며 "'(변호사들과) 같이 주점에서 술을 같이 이렇게 오랫동안 장시간 연속해서 먹은 것 같지는 않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결제된 금액도 부인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금액과 관련해선 '본인 영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기존에 '술 한두 잔 먹고 나갔다'는 진술과는 배치된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주점이 위치한 주변에서 주취자로 신고된 이력이 있는지도 살펴봤지만, 특별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동석한 변호사들을 기소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공수처법의 독특한 구조가 해당 변호사들, 즉 공여자(제공자)에 대한 수사권이 없으며, 그들은 공직자도 아닌 민간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발장이 접수됐거나 특별한 인지(수사기관이 범죄 혐의나 단서를 파악하는 것)를 해야 할 텐데, 관련해선 저희가 수사권이 없어서 처분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또 "변호사들 역시 지 부장판사와 마찬가지로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일관했으며, 일부는 진술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이날 지 부장판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 2013년 8월 변호사인 지인 2명과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예약제 주점을 방문해 음주한 뒤 지인들에게 409만원 상당을 결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결제된 술값을 3명으로 나눴을 때 지 부장판사가 결제한 금액이 136만원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동일인으로부터 1차례에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과 관계없이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지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던 지난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재판을 맡았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심사 당시 구속 기한을 '날'이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해 윤 전 대통령을 석방했다.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지 부장판사를 강하게 비판했고, 같은 해 5월 지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을 제기한 뒤 관련 사진도 공개했다. 이후 시민단체들은 지 부장판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수사에 착수한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와 동석한 변호사 A씨가 해당 주점에서 결제한 내역과 지 부장판사의 택시 이용 내역 등을 확인해 동선이 일치한 것을 파악했다. 이후 수사 선상에 오른 관련자들에 대한 금융 거래 내역 등을 확보했고, 이를 토대로 소환 조사도 실시한 뒤 지 부장판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와 변호사들 간의 재판 편의 제공과 청탁 등 대가성 부분을 수사했지만, 막연한 추정만으로는 대가 관계가 없다고 판단해 향응 수수로 인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기소 결정이 내려지자 지 부장판사의 법률 대리인은 입장문을 통해 공수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형석 법무법인 SP 변호사는 "지 부장판사는 후배들과의 모임에 잠시 참석했다가 바로 이석했다"며 "후배들과의 관계, 모임의 경위, 특히 후배들이 최근 10년간 의뢰인의 직무와 관련된 업무를 한 적이 아예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령 공수처의 주장과 같이 제 의뢰인이 끝까지 모임에 남아 있었다고 하더라도 동일인으로서 제공받은 금품 등의 액수가 1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다"며 "법리적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구성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의 무리한 사실 인정 및 법률 적용에 유감을 보낸다"며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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