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게임체인저' 등장… 19조 시장 겨냥, K-바이오 개발 경쟁도 가속

  • 라손크, KRAS 억제해 생존기간 13.2개월로 연장

  • 6조→19.5조 성장 전망… 제약사들 개발 박차

  • 고가 약제 논란… "새로운 표준"vs"가격 부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췌장암 치료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췌장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을 거의 2배 늘려주는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다. 특히 췌장암 치료 패러다임이 화학요법에서 표적치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표적치료제 개발 경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암 치료제 전문 바이오 기업 레볼루션 메디신스의 '라손크'(성분명 다락손라십)를 전이성 췌장암 환자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 약은 3상 임상(RASolute 302)에서 중앙생존기간을 기존 표준화학요법의 6.7개월에서 13.2개월로 약 2배 늘렸고, 사망 위험을 60% 줄이는 효과를 나타냈다.

라손크의 FDA 승인에 따라 시장 성장세도 가팔라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췌장암 치료제 시장이 올해 약 6조원 규모에서 2034년 19조5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국내 기업들의 개발에도 활기가 예상된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1년부터 표적항암제 '네수파립'을 개발해왔다.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전이성 췌장암 환자 대상 임상 1b상 결과 완전관해와 40개월 이상 장기 생존 사례를 확인했다고 공개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재 췌장암을 포함해 자궁내막암, 난소암, 위암 등 4개 적응증에서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연내 미국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FDA에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조건부 허가와 패스트트랙 지정 등 규제 혜택을 발판 삼아 궁극적으로 췌장암 1차 치료제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 'PBP1510(유레니스타맙)'의 'PAUF-I' 임상 1/2a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PBP1510은 췌장암에서 발현되는 인자인 PAUF(Pancreatic Adenocarcinoma Up-regulated Factor)를 표적하는 항체 신약 후보물질이다. 진행성·전이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초기 항종양 효과를 평가하는 1상을 마치고 데이터를 분석 중이며, 2a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중국 아이맵과 함께 개발한 이중항체 'ABL111'로 위암 1차 치료제 시장을 겨냥한다. ABL111은 위암세포에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인 클라우딘18.2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단백질인 4-1BB를 동시에 표적해 항암 효과를 높이도록 설계된 이중항체 치료제다. 오는 12월 위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적응증도 췌장암·담도암 등 소화기암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방식의 CLDN18.2 표적 치료제 'LCB02A'로 췌장암 시장에 도전한다. 최근 미국에서 위암·위식도접합부암·췌장암 등 CLDN18.2 양성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임상 1/2상 계획을 승인 받아 미국·한국·캐나다에서 최대 191명을 대상으로 최초 인체 대상 임상에 착수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격 논란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라손크는 미국에서 30일 공급 기준 3만9800달러(연간 약 48만 달러)에 판매된다. 이 같은 고가 책정은 '새로운 표준 치료의 등장'이라는 평가와 함께 '암 약제 가격 인플레이션의 상징'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레볼루션 메디신스의 마크 골드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게 역사적인 진전"이라며 "10년 이상 이어온 RAS 유발 질환 연구의 성과를 입증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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