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이 코로나19 백신으로 존재감을 증명한 이후 두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코로나19 백신 성공을 발판으로 계절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나아가 암·희귀질환 치료제 등 새로운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다. 바이오 산업이 mRNA 플랫폼의 진화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비전리서치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mRNA 백신·치료제 시장은 2024년 106억6000만 달러(약 14조원)에서 2034년 450억4000만 달러(약 60조원) 규모로 연평균 15.5%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mRNA 암백신 시장의 경우 같은 기간 81억 달러(약 11조원)에서 157억 달러(약 21조원)로 두 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mRNA 기술이 단순 예방 백신을 넘어 치료제 영역까지 확장하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mRNA 백신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시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독감·RSV·암백신 등 새로운 적응증 확대를 통해 성장 궤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mRNA가 새 영역으로 확장하는 배경에는 기존 유정란 배양 방식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유정란 배양은 백신 한 종을 만드는 데 통상 5~6개월이 걸리고 그 사이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위험을 안고 있다. 반면 mRNA는 병원체의 유전정보만 확보하면 수주 안에 후보물질을 설계할 수 있어 변이 대응 속도에서 우위를 갖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장점을 발판으로 mRNA 플랫폼은 단순 예방 백신을 넘어 치료제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최근 개인 맞춤형 항암백신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의학적인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시장에선 환자의 암 유전 정보로 맞춤형 암백신을 설계하는 시대가 현실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미국 모더나와 머크(MSD)가 암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통해 흑색종 환자 대상 임상 3상에서 키트루다 단독요법 대비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히면서다. mRNA 기반 치료제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넘어 항암 분야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폐암·방광암·췌장암 등 환자 수가 더 많은 암종으로 암백신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어 항암 신약 개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mRNA와 지질나노입자(LNP) 조합을 통해 감염병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종에도 적용 가능한 플랫폼 확장성이 기대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mRNA 관련 예산이 405억원으로 편성된 것도 고무적이다. 이처럼 미래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투자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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