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제넨셀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부광약품의 치료제에 관해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문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실이 1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이던 지난 2021년 6월 7일 의원실 명의로 식약처에 부광약품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레보비르'의 조건부 허가 가능 여부 및 허가 절차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했다.
부광약품의 레보비르는 원래 B형 간염 치료제로 개발된 항바이러스제였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임상 2상 승인을 받아 치료제 개발을 추진했다. 그러나 임상 과정에서 충분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결국 같은 해 9월 개발을 공식 포기했다. 김 후보자는 부광약품이 한창 개발을 진행하던 당시에 식약처에 자료를 요구한 셈이다.
이후에도 김 후보자는 의약품 관련 자료 요구를 거듭했다. 김 후보자는 두 달 뒤인 2021년 8월 17일에도 식약처에 당시 정부에서 사용 중이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승인 품목, 사용 용도 및 방식, 환자 중증도별 사용 현황 등에 대한 상세 자료를 요청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식약처에 요구한 총 35건의 자료를 살펴본 결과 의약품과 관련된 요구는 2021년에만 집중됐다. 2021년을 제외하면 주요 요구 자료는 보건위해사범 단속 현황이나 감사원 제출 자료, 관용차 운용 현황 등 의약품 허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김 후보자는 같은 해 10월 브로커 양모 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직접 연락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넨셀은 그해 9월 23일 임상 2·3상을 신청했고, 식약처의 보완 요구 기간 중이던 10월 12일 김 후보자와 연락이 이뤄졌다. 김 후보자의 연락 직후 식약처 내부에서는 담당 과장과 사무관에게 경과 보고를 지시하는 등 심사 관련 절차가 빠르게 진행됐고, 제넨셀은 10월 26일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후 김 전 처장은 검찰 조사에서 '국회의원이 개별 회사를 특정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넨셀의 승인 기간을 둘러싼 해석도 갈리고 있다. 식약처 공식 기준(업체 보완 기간 제외)으로 산정한 제넨셀의 처리 기간은 11일로, 당시 전체 평균(10.8일)과 비슷했다. 그러나 보완 기간을 포함해 접수일부터 승인일까지의 전체 달력 일수를 단순 계산하면 제넨셀은 33일이 걸려 당시 평균 소요 기간인 60일보다 훨씬 짧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혹을 제기한 김태규 의원은 "심사가 진행 중인 시점에 식약처장에게 직접 연락하고 그 직후 승인이 났다면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더 큰 문제는 김 후보자의 관심이 제넨셀 한 곳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며, 다른 코로나 치료제의 허가 절차와 승인 현황까지 의원실 명의로 요구한 배경을 직접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후보자 측은 제넨셀 식약처 청탁 의혹과 관련해 한 차례 반박 입장을 낸 바 있다.
인사청문 준비단은 지난 5일 언론 공지를 통해 "해외 임상시험 2상까지 진행되어 치료 효과가 있다는 자료를 검토한 뒤, 국산 치료제의 임상시험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식약처장에게 고충 민원을 단순 전달한 것"이라며 "제넨셀 대표가 일부 동물실험 자료를 누락·조작해 제출한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이에 관여했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임상시험계획 승인 속도가 이례적으로 빨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실제 자료 검토 기간만 따졌을 때 평균보다 빠른 게 아니라 오히려 오래 걸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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