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 회장이 최대 75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자사 주식을 매각한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엘리슨 회장은 오는 10월 말까지 사전에 정해진 주식 거래 계획에 따라 오라클 주식 최대 5000만주를 매각할 예정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종가인 주당 150달러를 기준으로 매각 규모는 최대 75억 달러에 달한다.
다만 이번 매각 이후에도 엘리슨은 오라클 최대 개인주주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엘리슨은 현재 오라클 지분 약 4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개인 대출을 위해 오라클 주식 3억4600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엘리슨의 지분 매각 계획은 오라클이 AI 인프라 사업 확대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시점에 공개됐다.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주력으로 해온 오라클은 최근 AI 기업들의 컴퓨팅 수요 증가에 맞춰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엘리슨도 AI 인프라 사업 확대를 주도해왔다. 그는 지난해 초 백악관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함께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공개했다. 오라클은 지난해 9월 오픈AI에 30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제공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AI 인프라 사업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오라클이 지난 10일 발표한 회계연도 1분기 클라우드 인프라(OCI) 매출은 7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인 71억9000만 달러도 웃돌았다. 전체 매출은 193억 달러로 30% 늘었고, 이번 분기에만 85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추가했다.
사업 확대와 함께 투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부채를 조달하고 신주를 발행해왔다. 최근에는 기존에 발표했던 200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도 완료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에서 인허가와 규제 문제 등으로 일부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으면서 투자 비용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오라클은 향후 1년간 퇴직금 등 구조조정 비용으로 추가 7억 달러를 배정했다. 공격적인 AI 인프라 투자로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늘어난 투자비와 재무 부담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라클 주가는 자금 조달과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 등에 대한 우려로 지난 6월 연고점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최근 시장 전망치를 웃돈 클라우드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를 일부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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