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 드라이브 거는 금융위…면책 확대·성과 공개 추진

  • 위험 부담 완화로 창업 분야 자금 공급 유도

  • '성적표' 부작용 우려도…"건전성 관리 병행돼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금융위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금융위]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사가 위험을 감수하고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면책 제도와, 공급 실적을 외부에 공개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면서 생산적 금융 정책이 핵심 과제로 자리 잡도록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생산적 금융에 대한 면책 범위를 서비스업 등 자영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면책은 금융회사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대출·투자 등을 취급한 경우 사후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고의·중과실이 없다면 임직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제도로, 금융사들이 위험 부담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면책 관련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 취지에 맞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들도 당국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전담조직을 신설하거나 기존 조직을 재편하고, 핵심성과지표(KPI)에 관련 실적을 반영하는 등 내부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 속에서 생산적 금융 공급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생산적 금융 정책 시행 이후 금융권은 올해 7월 말까지 총 272조3000억원을 공급했다. 향후 5년간 총 1560조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적 금융 실적을 공개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금융위는 올해 4분기부터 생산적 금융 추진 실적을 담은 팩트북을 발간할 계획이며, 금융사들도 오는 12월께 자체 백서를 내놓고 내년 5월에는 연간 실적을 담은 연차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금융사별 공급 실적과 추진 경과, 우수사례 등이 외부에 공개되면 금융사 간 생산적 금융 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사실상의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성과 평가와 면책, 실적 공개가 맞물리면서 금융사들의 생산적 금융 참여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담보나 재무실적이 부족해 기존 심사 방식으로는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혁신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금융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급 실적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질 경우 건전성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사 간 생산적 금융 실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칫 위험을 충분히 따지지 않은 채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취급한 자금이 향후 산업 부진으로 부실화할 경우 고스란히 금융사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우량기업에 자금이 쏠릴 가능성도 있다.

앞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생산적 금융 실적 부풀리기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생산적 금융에 부합하는지 스스로 검증하는 체계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에 대한 면책 범위와 요건이 명확해지면 금융사 입장에서도 혁신기업이나 스타트업에 대한 여신·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당국이 자영업 등 소상공인 대출 공급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기조인 만큼 업황 악화와 폐업 증가 등을 고려한 건전성 관리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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