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사일 재고 비상…증산 나섰지만 공급난 지속

  • 전장 소모 속도 생산량 앞서…토마호크 두달간 1000여발 발사

  • RTX·록히드마틴 증산에도… 인력·부품 부족에 생산 확대 한계

패트리엇 방공체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패트리엇 방공체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전쟁에서 토마호크와 패트리엇 등 주요 미사일을 빠르게 소진하면서 방산업체들이 증산에 나섰지만 단기간 내 재고를 채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방산업체 RTX가 운영하는 애리조나주 투손 공장은 토마호크 등 미사일 생산을 늘리기 위해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록히드마틴도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량을 3배로 늘리기 위해 아칸소주에서 수백 명을 추가 채용하고 있다. 보잉과 L3해리스, 노스럽그러먼 등 관련 업체들도 전자장비와 로켓 모터 등 미사일 부품 생산을 위한 신규 시설 건설에 나섰다.

이처럼 미국 방산업체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재고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WSJ는 현재 증산 계획에 따라 생산될 미사일 대부분이 향후 1∼2년 내 발생하는 분쟁에는 제때 공급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고군사책임자를 지낸 롭 바우어 전 네덜란드 해군 제독은 "국방장관들이 두둑한 지갑을 들고 상점에 들어가지만 진열대는 텅 비어 있다"며 "그들은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장에서 미사일이 소모되는 속도가 현재의 생산능력을 크게 웃돈다. WSJ는 미군이 이란과 두 달간 전쟁을 벌이며 토마호크를 1000발 넘게 발사했다고 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전쟁 이전 보유했던 토마호크 재고의 약 3분의 1과 고성능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약 절반을 사용했다.

여기에 장기간의 투자 부족과 불규칙한 정부 발주로 생산라인이 충분한 규모로 유지되지 못한 것도 미사일 재고 부족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토드 해리슨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1999∼2025년 미 국방부 조달·연구개발 예산에서 미사일과 탄약이 차지한 비중은 연평균 7.5%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항공기는 23%, 함정 건조는 10%였다. 미사일·탄약 비중은 2028∼2031년 평균 14%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토마호크 생산라인도 한동안 낮은 주문량 탓에 존폐 기로에 놓였다. 미 국방부의 발주가 크게 줄면서 RTX 투손 공장에서는 추가 감축 시 생산라인이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고, 기존 미사일의 항법장치를 교체하는 개량 계약을 통해 생산 라인을 유지해왔다.

미 해군은 지난 8월 향후 7년간 23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토마호크 주문을 냈다. 다만 1년 넘게 협상한 이 주문도 의회의 예산 승인을 받아야 최종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 RTX는 올해 400발 이상을 생산하고 장기적으로 연간 생산량을 1000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정부와 방산업체들이 생산 확대에 나섰지만, 급증한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생산능력을 늘리는 과정에서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 RTX는 지난 3년간 투손 공장을 포함한 3개 공장에 약 9억 달러를 투자했다. 투손에서는 약 670개 직군을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 확보와 희토류, 마이크로전자 부품 등 핵심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첨단 미사일의 복잡한 생산 과정도 단기간 증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토마호크 한 발에는 수천 개의 부품이 들어가며 생산 공정도 대규모 자동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RTX는 부품 시험 속도를 기존보다 30% 높일 수 있는 대형 로봇 장비 등을 투입해 생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벤 레이놀즈 미 해군 예산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4월 "무기 산업 기반 전반에서 이는 분명한 도전"이라며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레이시온이 지금 매우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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