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내각회의 도중 헤그세스 장관에게 무기 재고 부족 문제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탄약 부족 문제가 이미 해결된 줄 알았다며 자신이 심각한 재고 상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거리 유도미사일과 패트리엇·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요격미사일 부족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에 대한 추가 대규모 공습을 보류한 배경으로 지목됐다.
미군은 이란과의 전쟁 초기부터 막대한 양의 미사일을 소진했다. WP에 따르면 미군은 개전 첫 한 달 동안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850발 이상과 패트리엇·사드 요격미사일 1000발 이상을 발사했다.
방공무기 부족은 중동을 넘어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방공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지만 서방이 추가로 제공할 수 있는 물량도 제한돼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에 대한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
요격미사일을 아끼기 위해 미군의 대응 방식도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접근하는 미사일이나 무인기가 향하는 지점과 예상 피해를 따져 실제 위협이 크다고 판단될 때만 요격하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궁을 받은 헤그세스 장관은 스티븐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이 재고 부족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고 대통령에게 상황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취지로 책임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이번 언쟁이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초기에 강하게 주장하며 전쟁이 짧고 비교적 쉽게 끝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백악관과 국방부는 관련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0% 가짜뉴스이며 실제로 일어난 적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헤그세스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도 "헤그세스 장관은 탄약 보유 상황을 두고 누구도 오도하지 않았으며 파인버그 부장관을 탓하지도 않았다"며 무기 재고 고갈과 내부 갈등을 둘러싼 주장을 허구라고 반박했다.
미 국방부는 이란전쟁 비용을 충당하고 무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의회에 670억달러(약 95조원)의 추가 국방예산을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다음 회계연도 국방예산안도 역대 최대인 1조5000억달러에 달하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의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미국은 패트리엇 등 핵심 미사일의 생산 확대를 위한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제 인도까지 최대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 브래드 보먼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국장은 "예산을 확보하고 계약을 맺은 뒤 무기가 인도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스위치를 켠다고 미사일이 갑자기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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